이런 애정은 페이스북의 이익 발표 때도 잘 드러났다. 애널리스트들은 더 이상 페이스북이 10대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혹은 스마트폰에서 광고를 판매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는지 등을 묻느라 CEO 마크 저커버그 Mark Zuckerberg를 괴롭히지 않는다(사실 후자는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광고가 페이스북 매출의 81%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제는 좀더 관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령 얼마나 비싼 광고를 받고 있는가? 페이스북이 만들어 낼 비디오 코인을 모아두려면 얼마나 큰 스크루지 맥덕 Scrooge McDuck *역주: 만화영화 ‘도널드 덕’에 나오는 구두쇠 오리 할아버지 의 금고가 필요한가? 총 규모 면에서 페이스북은 얼마나 스마트폰 광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나? 등이다.
페이스북을 분석한 51명의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4명은 페이스북 주식에 대해 매수 또는 강력 매수 투자의견을 내놨다. 이 점은 페이스북의 최근 4분기 이익 발표에서도 드러났다. CFO 데이비드 웨너 David Wehner가 찾아낸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올해 지난해 실적 경신이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작년 실적이 ’놀라울 정도‘로 좋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보통 이익 발표 전, 클래식음악을 튼다. 그러나 이번에는 DJ 칼리드 Khaled의 ’All I Do Is Win(난 언제나 승리한다)‘을 쾅쾅 울릴지도 모른다. 칼리드의 가사처럼 저커버그는 중요한 점들을 모두 알고 있다.
좀 불편하게 들리겠지만, 여기서 합리적인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저커버그는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매달 16억 명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지만, 기업의 잠재적 신규 사용자는 줄어들고 있다.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선두적 입지 역시 점점 좁아질 수 있다. 구글과 다른 경쟁자들이 빠르게 뒤쫓아 오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내세우는 인스타그램, 오큘러스 VR,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도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이제서야 깨닫기 시작했다(페이스북 임원들은 ‘시기상조(early days)’라는 말을 좋아한다).
인스타그램 매출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이 어떻게 광고를 판매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사진 공유 앱으로 올해 30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자산으로 돈을 버는 건 저커버그와 직원들에게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페이스북은 2014년 19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과 자체 재작 앱인 메신저를 통해 고객지원이라는 별 매력 없는 사업으로까지 영토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가상 현실 헤드셋 제조업체 오큘러스 VR과 함께 계획하고 있는 하드웨어 제작과 판매도 아직 먼 길을 가야 한다.
회의론자(혹은 실리콘밸리의 말을 빌려 ‘혐오론자’)처럼 들린다면, 사람들이 다른 기술 기업들에게 얼마나 쉽게 흥미를 잃었는지를 돌아보라. 지난 10년 간 경쟁업체들은 애플을 흉내내기 바빴고, 시장 연구가들 역시 애플을 우상화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애플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낸 애플 워치 출시와 중국 매출 하락으로 이젠 따분한 ‘가치주’-배당금을 지급하고 자사주를 환매한다-로 전락했다. 열성 팬조차 변덕스러운 것으로 드러난 마당에 하물며 투자자들은 어떻겠는가.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Erin Grif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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