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전기 중국공장의 자동화 수준은 글로벌 경쟁업체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이다. 제품 외장을 구성하는 플라스틱 사출부터 복잡한 부품 조립과 오작동 검사 등 70%의 생산공정이 자동화돼 있었다. 생산 라인에는 중국 현지 생산직원 2~3명 정도가 투입돼 최종 확인만 하는 수준이다. 공장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처음 오는 사람들도 이 공장에서 어떤 제품을 생산하고 얼마큼 생산되고 있는 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 물류·제조 시스템이었다. 원재료와 반제품, 완제품 등이 규격화된 박스에 포장돼 창고에서 꺼낼 때마다 선입선출이 가능하고 공정마다 조장이 생산 목표와 현재 생산량을 파악해 표시하고 있었다. 조별로 집계된 생산량은 대형 모니터를 통해 종합적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납품 브랜드 별로도 라인이 구분돼 있어 바이어들의 피드백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게 설계돼 있다. 박운택 대성전기 칭다오법인장은 “대성전기 중국 공장은 자동화 수준과 물류관리, 품질 확인 시스템, 신제품 개발 능력 등이 뛰어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중국 로컬 기업들에 지속적인 수주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자동화 등을 통해 5년 전과 같은 인력으로 생산량은 4~5배나 늘릴 수 있어서 지난 5년간 중국의 인건비가 2배나 올라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성전기 중국본부는 2008년 매출액이 500억원 수준이었지만 선진화된 제조·경영시스템 구축으로 지난해는 4배가 넘는 2,100억원으로 퀀텀 점프했다. 경쟁사들이 연간 7~8% 성장할 때 대성전기 중국법인은 매년 20~30%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성전기가 이처럼 중국 내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08년 LS그룹의 LS엠트론에 인수되면서 대기업 경영 DNA를 이식 받았기 때문이다. 인수 후 LS그룹에서 넘어온 이철우 대표가 사업구조를 대폭 개선하고 대기업의 제조 공정과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강하게 혁신하면서 제2의 도약을 하고 있다. 대성전기는 1973년 20여년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가전제품용 스위치를 공급하며 성장했지만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여파로 경영 여건이 나빠졌다. 당시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 1위였던 델파이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로 재탄생했지만 단일화된 제품군과 한정된 거래처로 성장 한계에 다시 부딪쳤다. 2008년 LS그룹에 인수되면서 자동차 부품 제품군을 확대하고 중국 로컬업체와 글로벌 업체로 거래처를 늘리고 대기업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국내 경쟁업체들이 현대·기아차 납품으로 편하게 성장할 때 중국 로컬 기업과 글로벌 업체로 거래처를 다변화한 것도 고성장의 발판이 됐다. 2008년 당시 90%에 육박했던 현대·기아차 비중은 현재 50% 이하로 내려갔고 중국 자동차 브랜드 35개사 중 상당수 업체를 거래처로 두고 있다. GM, 크라이슬러, 아우디, 닛산,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에도 납품을 하고 있다. 20년 넘게 중국 영업망을 관리해 온 이준구 상하이 영업본부장은 “2008년 현대·기아차에만 집중하는 대신에 중국 로컬 업체를 공략하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며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국내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중국 로컬업체부터 글로벌 업체까지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고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성전기는 현대·기아차 납품 비중을 줄이면서도 현대·기아차 물량에 이상이 없도록 하기 위해 칭다오 공장과 우시 공장을 거래처별로 전문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칭다오 공장은 현대·기아차와 일본 업체 납품을 특화했고 우시 공장은 중국 로컬 업체와 글로벌 업체 납품을 담당하고 있다. 우시 공장은 거래처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품 설계팀을 따로 꾸려 중국 현지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다. 지영도 대성전기 우시 법인장은 “현지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부품을 즉각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현지에 부품 설계팀을 따로 꾸려 운영하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단가가 비싸지만 품질이 안정돼 있는데다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 중국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성전기는 중국 내에서 제조와 경영 혁신, 거래처 다변화를 통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성전기는 국내외 전체 매출액이 8,000억원 수준이지만 중국 사업 확대로 앞으로 2020년까지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운택 칭다오법인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은 로컬업체와 글로벌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는 큰 시장”이라며 “부품업체로서 혁신이 없으면 지속성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제조와 생산, 영업, 품질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 2020년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칭다오·우시·상하이(중국)=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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