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동해 울릉분지 주변 해역 지층에 이산화탄소(CO2)를 대량으로 저장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10년에 걸쳐 총 7,225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100만톤의 CO2를 가둘 수 있게 돼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는 16일 울산에서 60㎞ 떨어진 동해 울릉분지 아래 지층 공간을 대규모 CO2 저장 실증사업 위치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 2010년부터 '국가 이산화탄소포집저장(CCS) 종합추진계획'을 통해 국내 해양 지질에 CO2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탐색해왔다.
CCS란 화력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육상, 또는 해저에 저장하는 기술로 온실가스 감축의 현실적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영국·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2020년대 기술 실용화를 목표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미 본격적인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는 2012년 울릉분지 대륙붕 아래에 CO2를 넣을 수 있는 공극(퇴적물 입자 사이의 틈새)이 있는 주입층과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덮개층을 발견했고 이 지역을 CO2 저장 후보지로 최종 선택했다.
포집된 CO2의 해저 지중 저장은 'CO2선박 수송→임시저장→파이프라인연결→해상플랜트 주입' 순으로 진행된다. 해수부는 울산에 대규모 CO2 임시 저장고를 만들고 울릉분지까지 60㎞ 구간을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울릉분지 위에 파이프라인과 연결된 해상플랜트를 띄워 연간 100만톤의 CO2를 울릉분지 2.5㎞ 아래 지층에 가둔다는 복안이다. 해수부는 올해 이 사업이 예산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10년간 7,225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저장소와 파이프라인·해상플랜트를 설치하는 데 5~6년이 걸려 CO2가 저장되기 시작하는 시기는 이르면 2021~2022년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동해와 서해·남해에 약 4억톤의 CO2를 가둘 수 있는 공간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온실가스를 2030년 배출전망치(8억5,060만톤) 대비 37%(3억1,470만톤) 줄이기로 한 양을 모두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연영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바다를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만큼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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