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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계 최초 황동어망 기술로 탄생한 연어 양식장 가보니

세계 최초 동어망 연어양식업체 동해STF 주목

외해 뿐만 아니라 내해 양식에도 활용할 전망

동산업계, 동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수요 확대 기대



강원도 고성 봉포항 육지에서 5km 정도 떨어진 외해 연어 양식장. 동합금 어망 가두리를 바다 표면 위에 띄워 다이버들이 연어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 봉포항 바닷가의 짭짤한 비린내가 코를 자극한다. 살굿빛에 살이 토실토실 오른 연어가 몸을 꿈틀거린다. 약 40cm가 넘는 이 연어는 동해 최북단 외해에서 막 건져 올린 국내산 연어다. 수온이 높아 그동안 한반도 근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연어가 조만간 한국인의 식탁에도 오르게 된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던 30일 아시아 최초 사계절 연어 양식 기술을 성공시킨 연어양식전문기업 동해STF를 다녀왔다.



8명의 사람을 태운 배는 육지에서 약 5km(25분) 정도 떨어진 양식장으로 향했다. 양식장까지 배를 타야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외해는 파도가 잦지 않고 내해에 비해 환경적으로 청정 지역이라 연어가 서식하기 안성맞춤의 환경이다. 배가 멈춘 바다 주변엔 가두리를 구분해놓은 부표와 수온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는 IT기기를 연결시키는 태양광판, 그리고 수시로 연어 상태를 체크하는 다이버들을 위한 배가 떠있었다.

막 수중 연어 상태를 보러 잠수하고 나온 다이버들이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하루에 2~3회, 한번 들어가면 30분씩 잠수해 죽은 동물은 없는지, 이상 신호를 보이는 연어는 없는지 체크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사계절 연어 양식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수온 때문이다. 물 온도에 민감한 연어 특성상 보통 10~15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여름엔 수온이 올라가 국내에서 양식이 그동안 어려웠다. 동해STF는 11년간의 연구 끝에 여름철 수온이 24도까지 올라가는 동해 최북부에서도 15도 이하를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양식 지점을 찾아내 수심 30M에 가두리를 설치했다. 여름철 동해 최북부 지점이 24도까지 올라갈 땐 연어 가두리를 바다 밑으로 내려 수온을 맞춘다. 또 자체 개발한 태양광 자동급이기 시스템으로 수심별 온도를 체크하고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외해어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이 기술은 아시아 최초일 뿐 아니라 세계 최초기도 해 노르웨이 유명 업체 뿐 아니라 유럽 TOP3 덴마크 양식 업체, 일본 닛스이 등에서도 국내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 특허받은 수중 자동급이 시스템. 사료를 자동급이기에 보충해 필요한 시간에 연어 가두리 안에 뿌린다.




연어 양식을 위해 특수한 재질의 가두리가 적용됐다. LS-Nikko동제련이 공급한 전기동으로 만든 황동어망은 내구성이 좋아 태풍이나 너울성 파도를 견딜 수 있어 3개월 만에 찢어지는 일반 나일론 소재와 차별화된다. 또한 항균효과로 부착생물이 붙지 않아 연어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수온 변화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대량 양식에 효과적이다. LS-Nikko동제련의 신동광 과장은 “황동어망은 한번 설치하면 10년은 유지된다. 이번 외해 양식 기술 성공으로 동에 대한 인식 개선이 돼 앞으로 내해 양식에도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가두리는 지름 32m, 높이 12m, 최적 1만3㎡의 넓이로 한 가두리에서 약 200톤의 연어를 길러낼 수 있다. 김성욱 동해 STF 본부장은 “최근 중국, 일본, 러시아, 동남아까지 구입 문의가 오고 있어 앞으로 양식업 기술을 더욱 확대할 것이며 알에서 성어까지 약 2~3년 걸리는 생애 프로세스가 국내에서 끊이지 않게 나오게 해 국가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중 IT센서 탐색기로 들여다본 연어. 은연어 40%, 송어 30%, 대서양연어 30%가 동해 외해 수심 30M아래 서식하고 있다.


양식장 바로 앞에서 연어 한 접시를 다 같이 둘러앉아 먹었다. 접시를 내주던 아주머니는 “은연어가 얼마나 쫄깃한 지 먹어본 사람만 안다. 국내산 은연어는 마블링도 많지 않고 기름기도 적어 육즙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연어의 신선도는 일반적으로 색과 기름기를 통해 육즙의 질을 나눈다. 우리가 평소 먹는 수입산 대서양 연어는 주황색을 띄고 마블링이 많지만 외해에서 키운 연어는 진한 선분홍빛에 고기가 쫄깃해 훈제나 스테이크보다 회로 먹는 편이 낫다.

LS-Nikko동제련이 공급한 전기동으로 만든 황동어망. 내구성이 좋아 태풍이나 너울성 파도를 견딜 수 있어 3개월 만에 찢어지는 일반 나일론 소재와 차별화된다.


황동어망을 적용한 연어 양식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최초다. 내해 양식이 발달한 노르웨이도 그동안 외해에서 석유 시추선을 이용해 어렵게 운영하고 있어 이번 기술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유럽 톱3에 손꼽히는 덴마크의 연어양식업체나 일본 등지에서도 직접 현지를 방문해 외해 양식 기술을 배우고 있다. 김성욱 동해STF 본부장은 “최근 중국, 일본, 러시아, 동남아까지 구입 문의가 오고 있어 앞으로 양식업 기술을 더욱 확대할 것”이며 “알에서 성어까지 약 2~3년 걸리는 생애 주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중장기적으로는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성(강원도)=글·사진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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