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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제자리걸음 금융산업… 산업 파급효과 낮은 부동산·임대로 대출 몰려

한은, '국내 금융·식물 부문간 연계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

금융중개기능 '전방연쇄효과' 2000년 이후 정체

가계 금융비용 10% 늘면 생산 0.22% 감소해





한국은행이 국내 은행의 금융중개기능이 16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왔다. 은행 대출이 생산유발 효과가 낮은 부동산·임대업 등에 몰리면서 금융산업의 전방 연쇄효과가 2000년 이후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다. 또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이 10% 오르게 되면 산업생산은 최대 0.22%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31일 내놓은 ‘국내 금융·실물 부문간 연계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금융산업의 전방 연쇄효과는 2.13으로 2000년과 비교해 같은 수준으로 나타냈다.

금융산업의 전방 연쇄효과란 금융산업 부가가치 1단위 금융서비스가 타 산업의 생산과정에 사용됨으로써 전 산업에 유발한 부가가치다. 쉽게 말해 은행이 기업 대출을 통해 늘린 경제 전체의 부가가치를 말한다. 경제의 ‘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이 그만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금융산업의 자금중개 기능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원인을 두고, 금융기관이 부동산·임대 등 생산 유발효과가 낮은 부문에 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3년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금융서비스업의 ‘중간수요액’ 중 도소매, 음식·숙박, 부동산 관련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4.2%로, 2000년(23.7%) 대비 10%포인트 넘게 올랐다.



김경섭 한은 금융안정국 과장은 “생산 유발효과가 낮은 업종과 금융산업 간의 연계성 심화는 금융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초래해 금융산업의 생산 파급효과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비예금취급기관의 산업간 연계성만 강화되고,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보고서엔 또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이 기업의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분석도 담겨 있다.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10% 상승해 가계의 소비제약으로 작용할 경우, 산업 생산은 최대 0.22% 감소할 것이란 게 한은의 분석이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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