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만에 0%대로 떨어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달 14일 사상 처음으로 저물가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연단에 설 것이 확실시된다.
1일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은 0.8%(지난해 대비)로 4월의 1.0%에서 0.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1.3% △3월 1.0% △4월 1.0% 등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 다시 0%대로 내려앉았다.
저유가로 석유류 가격이 11.6%나 떨어진 영향이 컸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을 0.49%포인트 끌어내렸다. 지난달까지 급등세를 보였던 농·축산물의 가격 상승 폭이 둔화된 것도 전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원인이다. △2월 9.7% △3월 9.7% △4월 9.6% 올랐던 신선식품지수는 5월에는 3.5% 상승에 그쳤다.
한은은 지난해 말 ‘중기 물가안정목표제’를 발표하며 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목표(2%)에서 ±0.5%포인트 벗어날 경우 이 총재가 설명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1%대 내외를 유지하며 5개월 연속 한은 물가 목표치 하한선인 1.5%를 밑돌았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5~6월 유가가 높았기 때문에 5월 소비자물가가 0%대를 기록했고 6월에도 사정은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물가안정목표제와 실제 물가의 괴리 원인, 물가 전망 경로, 목표 달성을 위한 통화정책 운영 방향 등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날짜는 금리 결정과 한은의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오는 7월14일이 유력해 보인다. 7월 초에 6월 소비자물가를 확인한 후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 자리를 빌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물가 목표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원인 진단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물가 전망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전망 때 같이 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종=이태규·김상훈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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