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은 6일 용선료 협상 진행에 관한 설명자료를 통해 “선주들과 대화와 협의를 통해 용선료 조정 및 지불 지연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와 채권단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일부 선주사에 용선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으나 이를 부인한 셈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 5월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고,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채무 재조정 작업에 성공하는 등 차근차근 회생 작업을 벌여가고 있다”며 “당장의 유동성 위기만 이겨내면 회사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진해운은 선복량 기준 세계 8위 해운사로 아시아~미주, 아시아~유럽 등 ‘동서항로’ 점유율이 높고 영업망도 탄탄해 향후 회생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역시 유동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주대륙의 주요 화주들과 신규 계약을 체결하며 오랜 기간 쌓아 온 신뢰를 입증하기도 했다.
문제는 한진해운의 용선 구조가 현대상선과 비교해 더 복잡하다는 점이다. 이 회사가 컨테이너선(63척)과 벌크선(28척)을 빌린 해외 선주는 모두 23곳으로 올해 갚아야 할 용선료만 9,288억원에 이른다. 한진해운이 이미 1,000억원 이상의 용선료를 연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총 10척이 넘는 배를 한진해운에 빌려준 최대 선주사인 시스팬이 용선료 협상에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시스팬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 전체 협상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선주사인 그리스계 다나오스 등은 이미 현대상선에 용선료를 깎아주기로 합의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양호 회장의 사재 출연 여부도 핵심 변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당장 위기를 넘기려면 외부 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조 회장의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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