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에 원화·주가·채권 값이 일제히 뛰는 ‘트리플 강세’가 연출됐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옐런 의장이 이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피력하자 미 금리 인상 시기가 9월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0원90전 내린 1,162원7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원70전 떨어졌던 2011년 9월27일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지난달 미국의 6월 금리 인상설이 불거지면서 월초 1,130원대 중반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190원선까지 올랐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이 훼손되고 미국 재무부가 한국은행을 방문하는 등 압박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며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는 1년물을 제외한 전 종목이 사상 최저치까지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3년물은 1.405%로 전 거래일보다 1.8bp(1bp=0.01%포인트) 하락했으며 1년물은 1.436%로 1.7bp 내렸다. 5년물은 1.9bp 하락한 1.494%로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졌다. 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3bp 내린 1.715%,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전날에 비해 2.2bp, 1.9bp 하락한 1.818%, 1.847%로 마감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3년물에 이어 5년물 금리마저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시장의 여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채권시장은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금리가 극도로 낮은 수준이어서 금통위 이후 차익실현매물이 나와 금리가 반등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코스피지수는 25거래일 만에 2,000선을 재돌파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은 것은 4월28일 이후 처음이다. 대형주의 2·4분기 실적 전망치와 하반기 경기 흐름에 대한 기대감 상승도 코스피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217곳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대비 7.70%, 1개월 전 대비 1.35% 높아졌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글로벌 이슈들이 지나가면서 증시는 서서히 안정화될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에는 경기가 좋아지면서 주가 흐름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김상훈·김연하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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