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지시를 잘 따르고, 남자는 경쟁심만 앞선다는 말이 있다. 과연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까?
네이버 TV캐스트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실험 영상(http://tvcast.naver.com/v/90478)이 이런 궁금증을 풀어준다. 실험은 연인들이 ‘립스틱을 바른다’, ‘레몬을 먹고 바닥에 누워 동그라미를 그린다’, ‘닭 마스크를 쓰고 닭소리를 낸다’ 등 바보같은 지시사항 10개를 각각에게 똑같이 준 뒤 먼저 이를 수행하면 이기는 방식이다.
게임이 시작되자 실험에 참여한 모든 남성들은 ‘이기겠다’는 집념으로 어려움을 감내하며 지시들을 수행해 나갔다. 반면 한 명을 제외한 대부분 여성들은 지시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채 조용히 자리에 앉아 남성의 도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숨을 헐떡이는 남성들과 여유로운 웃음의 여성들. 흥미롭게도 게임의 승자는 여성들이었다. 지시사항 첫 줄에는 “마지막 줄까지 꼼꼼히 읽고 시작하세요”라는 언급이 있었고, 마지막 줄에는 “열 개의 지시사항을 무시하고 아래에 사인하면 도전 성공입니다”라는 말이 쓰여있었던 것이다. 경쟁심이 강한 남성은 승부욕에 불타 지시를 제대로 읽기도 전에 행동에 옮기면서 결국 불필요한 일을 수행한 셈이다. 실험에 참여한 한 남성은 “첫 번째 과제를 보자마자 여자친구보다 빨리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남자와 여자의 두뇌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두뇌는 경쟁이나 시합을 할 때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면서 편도체를 자극해 ‘이기고 싶다’라는 경쟁심이 생기게 된다. 이때 여성은 에스트로겐이라는 성분이 함께 분비돼 승리욕을 느끼기는 하지만 남자들만큼 강한 경쟁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힘들게 일하는 사람과 똑똑하게 일하는 사람. 오늘은 경쟁심을 조금 낮추고 한 박자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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