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값으로 따지면 얼마일까.
K옥션(대표 이상규)이 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여름경매에 ‘대동여지도’가 추정가 22억~25억원에 출품된다. 우리나라 최고의 지리학자로 꼽히는 김정호가 손수 제작한 목판으로 찍어낸 것인데다 22첩 완질(完帙)이며 채색으로 각 군현이 표시됐다. 색이 다른 ‘군현별 채색지도’는 미국 밀워키대와 하버드대 옌칭도서관 소장본을 포함해 모두 3부가 현존한다. K옥션 측은 “이번 경매에 출품된 지도는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군현별 채색지도로 추정된다”며 “매우 전문적인 지리 분야의 채색 작업이라 화원이 아닌 지도 제작자 김정호가 직접 채색했을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정호는 한반도 전체를 22권의 책에 나눠 수록했고 각 책은 병풍처럼 펴고 접을 수 있어 따로 갖고 다닐 수 있으며 모두 펼쳐 연결하면 총 227면에 세로 6.7m, 가로 3.8m의 대형 전국지도가 된다. 지도의 편의와 실용성, 판화의 예술미까지 갖춘 명품으로 평가된다. 대동여지도는 약 20여개 기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현재 3점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또 보물 제1,900호 ‘주역참동계’도 이번 경매에 나와 눈길을 끈다. ‘주역참동계’는 후한 때 위백양(100~170)이라는 사람이 쓴 도가의 심신수련 방식과 장생불로 약 제조법을 기록한 것인데 이번 출품작은 명나라 때 간행본을 원본으로 세종 23년인 1441년에 찍어낸 것이다. 1434년 갑인년에 만들어진 활자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주역참동계’로는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연구가치가 있으며 조선시대의 도가 사상과 장례 풍속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추정가는 1억8,000만~2억8,000만원이다.
이 외에도 겸재 정선이 단양8경 중 하나인 사인암을 그린 ‘사인암’이 추정가 1억2,000만~1억5,000만원, 단원 김홍도의 ‘서원아집도’와 유사한 화풍인 ‘서원아집도 8폭 병풍’이 2억~4억원, 높이 34㎝의 18세기 말 백자 달항아리가 1억5,000만~2억5,000만원에 출품됐다.
이번 경매에서는 근현대미술을 제외한 고미술 작품 70여점 약 55억원어치가 새 주인을 찾는다. 출품작 전시는 18일부터 28일까지 K옥션 사옥에서 볼 수 있다. (02)3479-8888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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