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보험업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공식적으로 확정·발표된 후 보험사 자본확충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업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영향 간담회’에서 “IFRS4 2단계 도입과 관련해 불필요한 시장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을 목표로 기준서를 확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FRS4 2단계의 핵심은 보험사의 부채 규모를 원가에서 시가 평가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 고금리 시절 판매한 보험 상품의 보험사 부채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나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보험업계에서는 2020년에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50조원 안팎에 달하는 충당금 부담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들을 불러 IFRS4 2단계 도입 준비를 철저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직 기준서가 확정이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당국이 너무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임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 위원장은 다만, IFRS4 2단계 도입 자체는 거스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현 시점에서 일시적인 재무 영향 등을 이유로 IFRS4 2단계 도입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이 제도가 한국 보험산업에 미칠 긍정적 측면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반투자자·소비자들은 보험사의 실제 보험금 지급 역량을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IFRS4 2단계 도입 관련 준비와 별도로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한 걸음씩 추진해 나가되 급격한 충격이 없도록 하겠다”며 “제도 개선 과정에서 단기적 충격으로 보험사들의 회사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시장 참여자 간 협력을 통한 제도 연착륙에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덧붙였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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