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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비즈] 늘어나는 전월세족..."家電, 소유보다 사용가치죠"

달라진 주거방식에 렌털 인기

TV등 월 1만~3만원에 대여 늘어

가전 이어 조명·그림분야까지

렌털 제품·시장도 점차 확대

최근 취업 후 자취를 시작한 김태희(가명·33세)씨는 전세로 ‘투룸’을 구하면서 냉장고를 렌털로 구입했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목돈을 내야 하는 것도 부담이었지만 자주 이사를 해야 해 짐을 늘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결혼을 하면 다시 또 혼수로 냉장고를 사야 할 수도 있어 구매보다는 렌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최근 주거 방식이 전세나 월세 등 임대 위주로 바뀌면서 TV나 냉장고 등 내구재 사용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가전제품 등을 렌털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목돈을 들여 내구재를 소유하기보다는 사용가치만 지불하고 이용하려는 탓이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가전제품 렌털을 검색하면 관련 영업을 하는 업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렌털 품목은 TV·냉장고·에어컨·김치냉장고·세탁기·의류관리기 등 사실상 모든 가전제품이 가능하다. 렌털 기간은 4~5년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 업체들은 렌털 기간이 2~3년 정도인 곳도 있다. 전세나 반전세 기간이 통상 2년이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안성맞춤이다.





TV는 크기마다 임대료가 다르지만 43인치 삼성전자 풀 HD 평면 TV가 월 1만3,500원 정도다. LG전자 트롬 드럼 세탁기는 월 1만9,500원선이다. 위니아 올 뉴 딤채 김치냉장고(221ℓ)는 1만9,900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의류관리기 역시 월 3만원대로 빌릴 수 있다.

렌털 가격은 구매할 때보다 20%가량 더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의 50인치 풀HD 평면TV(UN50J5000AF)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경우 70만~8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렌털료는 월 2만원 이상으로 5년 이상 사용할 경우 가격은 120만원 정도다.



하지만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모습이다. 목돈을 들이지 않고 소유가 아닌 사용 가치를 중시하는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월 소득에서 월세나 전세 등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목돈 마련이 녹록지 않아 렌털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한 렌털업체 상담원은 “30대 전후의 싱글족들의 문의가 많고 김치냉장고 등에 대한 가정주부들의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렌털 업체들 역시 이에 발맞춰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렌터카를 위주로 영업했던 업체들도 가정용 내구재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롯데렌터카가 대표적이다. 그룹 내 계열사인 롯데건설과 함께 민간 임대주택에 가전제품 렌털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롯데호텔 등과 연계해 호텔 신축 시 따로 가전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렌털로 공급하는 방안 등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자 업체들은 렌털 사업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렌털보다는 구매 문화가 매출 증대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렌털 사업이 없다. LG전자는 공기청정기·정수기·안마의자 정도만 제한적으로 하고 있다.

가전뿐 아니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명화를 렌털하는 고객도 점점 늘고 있다. 그림 렌털 시세는 가로 50㎝, 세로 45㎝ 크기의 10호 이하 그림이 월 3만9,000원 정도다. 가로 80㎝, 세로 100㎝ 정도 크기는 12만원 정도다. 렌털 계약 기간 동안 고객이 원하는 그림으로 교체도 가능하다. 한 렌털업계 관계자는 “가전·조명·그림 등 앞으로 렌털 가능한 제품과 시장 규모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업체들에도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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