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3일 열린 월례 기자 간담회에서 “실손의료보험의 상품구조를 개편해 소비자 편익과 선택권을 높이겠다”며 실손의료보험 관련 제도 개선 방침을 밝혔다. 실손의료보험 도입 초기 편의성에만 치중해 모든 입·통원을 보장하는 식으로 과도하게 표준화 해버린 상품 구조가 결국 소비자와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보험사들의 손해율 급등, 불필요한 보험료 인상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임 위원장은 “거의 모든 의료서비스를 보장하는 획일적인 표준화 구조를 탈피해 소비자가 보장 내역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본형 + 다양한 특약’ 방식으로 상품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기본형 실손의료보험은 의료서비스 대부분을 보장하는 현행 상품과 달리 과잉진료가 빈번해 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는 보장 항목은 주계약에서 분리해내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게 된다. 다시 말해 근골격계 치료, 수액주사 등의 특정 치료 항목을 특약 사항으로 분리해 필요한 사람들만 추가 보험료를 내고 선택 가입하게 하는 방식이다. 또한 실손의료보험을 주계약과 특약 항목으로 분리하면 주계약 부분이 공보험과 쉽게 연동되기 때문에 향후 공보험의 보장범위가 확대되면 실손의료보험상품의 보험료도 즉시 인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기대다.
더불어 금융당국은 현재 실손의료보험이 다른 보장상품에 통합·판매되면서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가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에 또 가입하는 사례가 빈번한 만큼 앞으로는 실손의료보험이 단독형으로만 판매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9월 중 상품심의위원회를 발족해 상품구조와 보장범위 등을 논의하고 12월 중 새 표준약관을 확정해 내년 4월에는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이 출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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