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영국계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자본유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이 14일 내놓은 ‘브렉시트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금액 2조8,000억원 중 영국계 순매수 금액은 4,200억원으로 전체의 15%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손인 미국 다음 수준이다.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세로 돌아섰던 3~4월에 한정해보면 우려는 더 커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3~4월 영국인 투자자의 매수액은 1조8,0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주식매입의 3분의 1 수준이다. 매수와 매도 금액을 합산한 거래기준으로는 전체의 34%를 차지한다.
강선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영국의 영향력이 높은 편이라 브렉시트가 상당 기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영국계 자금의 직접 유출뿐만 아니라 영국 익스포져가 높은 아일랜드나 네덜란드 등 유럽계가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도 추가로 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수입에서 유럽연합(EU) FTA 체결국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11.5%(665억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대영국 수출은 노르웨이와 스위스 등에 이어 4번째로 큰 73억9,000만달러다. 강 연구위원은 “한국과 영국간 FTA 재협상 결과가 EU와의 FTA 수준보다 낮을 경우 영국과의 교역 규모는 100억달러 미만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가 향후 15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EU 잔류 대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로 향후 15년뒤 영국의 GDP가 3.8~7.5% 감소하며, 1인당 GDP 역시 1,100~2,100파운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연구위원은 “브렉시트 발생으로 영국과 EU의 투자환경 변화가 급속히 이뤄질 경우를 대비해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며, 무역에서도 영국과의 FTA 협상 전략을 미리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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