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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주의 부추기는 부산시

"지역 제품 안사는 공무원에 인사상 불이익" 방침에

"반시장적 사고...지역기업 살리기 취지 퇴색" 비판

부산시가 지역기업 살리기에 앞장서는 공무원과 그렇지 못한 공무원을 가려낸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지역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까지 준다는 것에 대해 지역 배타주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기업· 제품을 살리는 차원에서 ‘부산기업(제품) 배려·외면 신고창구’를 인사담당관실에 설치해 15일부터 운영한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역 업체의 우선 배려와 부산지역 제품을 적극 구매하도록 한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번 시책은 최근 조선불황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지역 내 시행하는 각종 관급 및 민간 공사에 지역 업체 참여율을 높이고 지역 제품 구매를 확산해 기업을 살리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역 기업에 대한 일종의 보호주의적인 정책인 셈이다.

지역 업체 참여율을 높이거나 지역 제품 구매 확대를 외면하는 공무원의 사례를 지역 기업(단체)가 신고하면 인사담당관실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인사상 인센티브 또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신고 대상은 부산시, 구·군, 공사·공단 등에서 시행하는 사업과 지역 업체가 참여하는 민간 건축공사, 지역 제품 구매 등 지역 기업 살리기 정책과 관련된 사항 등이다.

하지만 지역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는데 대해 다른 지역 업계에서는 ‘부산시가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의 질과 가격이 천자만별인데도 불구하고 지역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시장경쟁 체제에 반하는 조치”라며 “장기적으로 지역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것”이라 지적했다. 한 공무원은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시민들이 더 좋은 품질의 공공재 등을 접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 불합리한 처사”라며 “인센티브만 주는 것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 업체에 대한 배려와 지역 제품 우선 구매를 계속 강조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여론 팽배하다보니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로 한 것”이라며 “신고가 들어오면 가격과 질이 비슷한 조건인데도 지역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는지 등 사실 조사에 대해 신중을 기할 것”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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