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보유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즉 국부가 1경2,36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9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지와 건설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7%로 나타나 부동산 편중 현상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3억6,152만원이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작성 결과’에 따르면 국가 전체의 부(富)를 가리키는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1경2,359조5,000억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2014년(1경1,692조4,000억원)보다 5.7%(667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로 명목 GDP의 7.9배다.
항목별로 보면 부동산을 비롯한 설비·지식재산생산물 등 비금융자산이 1경2,126조5,000억원으로 98.1%를 차지했다. 토지자산이 6,574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토지자산 증가율은 제주도가 전년 대비 21.5%로 가장 높았고 대구(13.1%), 세종(12.5%), 울산(12.4%)도 10%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토지자산의 수도권 집중도는 다소 완화됐다. 수도권 지역의 토지자산 비중은 2010년 61.4%에서 2014년 58.6%로 2.8%포인트 하락했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토지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증가세가 축소됐지만 혁신도시, 세종시, 제주도 개발 등으로 2014년부터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건설자산은 4,166조4,000억원으로 다음으로 규모가 컸다. 토지와 건설자산을 합친 부동산 자산 규모는 1경741조1,000억원으로 국민순자산의 86.9%에 달했다.
설비자산은 694조2,000억원, 지식재산생산물은 311조9,000억원이었다. 재고자산은 내수 침체 등을 원인으로 전년 대비 8조7,000억원 늘어난 33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하자원과 입목자산(임야의 나무)은 20조원대였다.
순금융자산은 부동산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금융자산은 1경3,496조1,000억원으로 비금융자산보다 많았지만 금융부채(1경3,263조1,000억원)를 빼고 나면 233조원에 불과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구당(2.55명 기준) 순자산은 3억6,152만원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다. 국가별 구매력을 반영한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 가구당 순자산은 40만5,000달러다. 이는 미국(2014년 기준 61만6,000달러)의 66% 수준이고 프랑스(48만6,000달러), 일본(46만6,000달러), 유로 지역(43만8,000달러)과 비교해도 적었다.
부동산 편중 현상 탓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비금융자산 비중은 75.6%로 미국(34.9%), 일본(44.3%), 캐나다(55.1%), 영국(57.4%)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높았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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