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김아라(33) 씨는 최근 점심시간에 식사를 건너뛰고 마사지 카페를 자주 찾는다. 입장료 9,900원에 1시간 동안 전신 마사지 기기 서비스와 무료 음료를 제공받으며 피로도 풀고 부족한 수면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적당한 가격에 음료도 마시고 낮잠도 잘 수 있어 종종 애용한다”며 “점심시간에 푹 쉬고 나면 오후에 업무 효율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대표 창업 분야인 카페에 ‘힐링’ 바람이 불고 있다. 삭막한 경쟁 사회 속에서 치유받고 싶은 현대인의 욕구를 반영한 트렌드로, 1세대 디저트 카페, 2세대 스터디·만화 카페에 이어 심신에 휴식을 주는 3세대 카페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초 홍대입구역과 강남역 인근에 문을 연 심리카페 ‘멘토’는 내달 건대점, 부산점 등 오픈을 앞두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멘토는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음료와 함께 개인 성향을 분석할 수 있는 에니어그램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격은 1인당 1만7,000원으로, 질문지 응답을 토대로 멘토링 전문가가 개인의 성향이나 특성을 분석해준다. 김화숙 멘토 대표는 “개인의 성향을 파악해 조직이나 인간관계에 더욱 잘 적응하길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해 카페를 열었다”며 “보통 성격 검사라고 하면 일부러 시간을 내야하거나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지만 카페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커피 한잔 하며 가볍게 접해본다는 게 장점”이라 말했다.
지난해 4월 홍대입구역에 1호점을 낸 마사지 힐링카페 ‘미스터힐링’도 1년 새 매장이 30개까지 늘어났다. 짬을 내 휴식을 취하려는 직장인과 휴식을 동반한 데이트를 즐기려는 젊은 층이 대상으로, 오피스 상권과 대학가에서 인기가 많다. 1시간 가량 안마의자에서 개별 맞춤형 안마를 받으며 쉴 수 있다.
힐링 카페가 인기를 모으자 최근에는 커피전문점도 가세했다. 안마기 업체 바디프랜드는 커피전문점 디초콜릿커피와 함께 올초 바디케어 카페 ‘카페 드 바디프랜드’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마시면서 안마의자를 비롯해 천연 라텍스 매트리스, 가정용 현미도정기 등 헬스케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한동안 정체됐던 카페 시장에 힐링 카페가 인기를 끄는 것은 팍팍한 일상에 찌든 현대인의 안식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잘 먹고 잘 쉬는 것을 중시하는 웰빙 트렌드에 대인관계 장애, 분노조절 장애와 같은 심리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정서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개인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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