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017810)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올 1·4분기 실적이 부진한데다 무더기 가격 인상, 갑질 논란까지 겹치면서 풀무원은 주식시장에서도 외면 받는 모양새다.
14일 풀무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4.94%(8,000원) 내린 1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1·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달 16일 이후 기관과 외국인은 꾸준히 주식을 팔았다. 반면 개인만 홀로 주식을 사들였는데 이날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억1,013만원, 2억6,739만원 어치를 팔았으며 개인은 4억3,405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전체 거래량은 최근 5거래일 중 가장 많은 1만2,662주를 기록했다.
‘바른 먹거리’를 표방하며 연 1조원대 매출을 올려온 풀무원은 최근 잇따른 사회적 문제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지난해 물류센터 운송업자들과 갈등을 빚은 데 이어 올해는 계열사 직원들이 지점의 점장을 폭행해 숨지게 한 극단적인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기업문화가 도마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두부와 계란 가격을 각각 평균 6.4%, 3.9% 인상하면서 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올해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양호한 반면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풀무원의 올 1·4분기 매출액은 4,5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6% 많았으나 영업이익은 9억1,300만원으로 70% 줄었다. 부채 비율도 크게 늘어 자본의 2배까지 치솟았다. 이와 같은 경영 부실은 무리한 해외 진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에 진출한 후 현지업체인 ‘와일드우드 내추럴푸드’와 ‘몬터레이 고메이 푸드’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해왔으나 큰 성과를 보지 못하면서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풀무원의 목표 금액을 낮췄다.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은 목표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3만원으로, KB투자증권은 28만원에서 19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의 글로벌 인수합병 작업은 자사 두부 제품을 글로벌 냉장식품으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매우 일관적으로 추진돼왔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해외 법인 실적 회복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투자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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