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이사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배당과 명칭사용료는 농협의 근간은 농민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원금인데 빅배스를 위해 배당을 하지 않거나 축소한다는 것은 농협의 기본 정신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취임으로 농협 조직이 보다 농민으로 돌아가자는 기조가 강해진 시점에서 빅배스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가 빅배스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는 것은 농협금융이 빅배스를 단행하면 농협중앙회에 지불하는 배당금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배당금은 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 출자한 재원으로 주로 농촌 지역 지원 사업에 쓰인다. 농협금융은 올 1월에도 지난해 배당금으로 농협중앙회에 1,800억원을 납부했다.
농협금융은 배당금 외에 농협중앙회에 명칭사용료를 내고 있는데 빅배스가 이뤄지면 농협중앙회 입장에서는 명칭사용료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명칭사용료의 경우 농협금융지주 이익에서 충당금 전입 전 이익에서 일종의 비용 개념으로 나간다. 농협금융 측은 충당금 반영 이후 순이익에 비례해 명칭사용료를 납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를 농협중앙회 이사회 안건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2년 농협 신경 분리 이후 농협금융은 중앙회에 명칭사용료로 2012년 4,351억원, 2013년 4,535억원, 2014년 3,318억원, 지난해에는 3,526억원을 냈다.
하지만 최근 개편된 농협중앙회 이사회가 농협금융 측의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농협금융은 체질 개선을 위한 빅배스에는 손도 대지 못하게 된다. 부실 여신에 숨이 막히면서도 막대한 자금은 중앙회에 그대로 보내야 하는 수세에 몰리는 셈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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