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겸 설치미술가 이승택(84·사진)이 제30회 김세중조각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김세중기념사업회가 15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24일 오후5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예술의기쁨’에서 열린다.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대표 작가인 이승택은 단색조 회화와 민중미술로 양분되던 지난 1960년~1980년대 화단에서 전위적인 작업으로 한국 미술사에 다양성을 부여했다. 함경남도 고원에서 태어나 홍익대 조각과를 졸업한 그는 검은 종이에 흰 백묵으로 데생하거나 1956년 국전(國展)에서 ‘1좌대 1작품’ 관례를 깨고 하나의 받침대에 2개의 조각상을 설치하는 등 부정(不定)과 파격의 미학을 펼쳤다. 그러나 미술계의 파벌 관행을 견디지 못하고 50년 가까이 ‘재야작가’로 은둔했다.
그를 세상 밖으로 다시 불러낸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인’으로 꼽히는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영국 서펜타인갤러리 디렉터였고 이승택은 2009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을 기점으로 유럽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작 ‘고드렛돌’이 영국 테이트미술관에 소장됐고 2014년 세계 정상급 아트페어인 ‘프리즈마스터’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 개인 부스 전시로 초청됐다. 2000년 보관문화훈장에 이어 2014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동상으로 친숙한 조각가 김세중(1928~1986) 전 서울대 교수를 기리는 김세중기념사업회에는 부인 김남조 시인이 이사장으로 있다. 올해는 김세중조각상 30주년을 맞아 김세중·김남조 부부가 1955년부터 살았던 용산구 효창동 집터에 연면적 234평의 2층 건물을 완공해 지난해 개관한 예술의기쁨에서 역대 수상작가 기념전이 7월23일까지 열린다.
한편 40세 이하 청년 작가에게 수여하는 김세중청년조각상은 박재영이, 한국미술저작·출판상은 노명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가 각각 받는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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