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신동주(사진)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귀국을 종용했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일본에서 정기 주총을 준비하겠다는 신 회장을 압박하려는 전술로 풀이된다.
현재 일본에 있는 신 전 부회장은 15일 2차 공식 성명을 내고 “일체의 의혹의 중심에 있는 신동빈씨와 그를 지지하면서 문제있는 현 경영체제 실현에 가담한 쓰쿠다(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씨를 비롯해 롯데홀딩스 현경영진이 지금 상황(한국 내 검찰수사)에 대해 전혀 대책이 없다”며 “그저 하염없이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는 정상적인 기업경영에서 벗어난,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자세”라며 “그 가운데 지난 14일 한국 검찰이 한국 롯데그룹 각 계열사를 포함 임원들의 자택에 대한 추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해 경영 혼란은 점차 가중하고 있다”고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 쓰쿠다 사장이 한국 내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공식적으로 해명하는 자리를 가지라고 요구했다. 그는 “롯데홀딩스 부회장이자, 한국 롯데를 둘러싼 의혹의 중심 인물인 신동빈씨가 한국으로 즉시 귀국해 한국 국민과 범 사회를 대상으로 한 해명 회견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며 “쓰쿠다 사장에게도 일본 주주들을 대상으로 해명 회견을 가질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신 전 부회장의 이날 공식 성명은 롯데 경영권에 대한 신 회장이 자신감을 보이자 이를 반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앞서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롯데케미칼의 에탄 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에 참석해 정기 주총 전망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한국으로 즉시 귀국하지 않고 “6월말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나는 대로 귀국하겠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성명을 통해 일본에서 주총에 대비하려는 신 회장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일본 언론들에 한국 검찰의 롯데 총수 일가 비자금 수사로 혼란에 빠진 한국 롯데의 상황을 쟁점화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검찰의 1차 롯데 압수수색 당일) 긴급성명을 내고 롯데홀딩스 측에 사건과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고 2대주주 종업원지주회 긴급협의의 장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거래처, 고객, 직원 모두에게 불안을 안겨준 의혹들에 대해 한국 롯데그룹의 모회사인 롯데홀딩스가 해명 책임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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