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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땐 금융·실물경제 파장…추경 목소리 힘실린다

[거시경제 금융회의]

'英 탈퇴' 땐 증시 1,800선대로 단기 급락 예상

경기 하방 우려 커지면서 정치권서도 요구 거세

정부, 모니터링 강화·컨틴전시플랜 가동 채비

최상목(왼쪽) 기획재정부 1차관과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유일호 경제팀이 하반기 재정절벽과 경기 급랭을 막기 위해 대규모 재정보강책을 준비 중인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가 큰 변수로 급부상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고민하던 정부도 경기하방 위험 등을 이유로 편성 쪽으로 빠르게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의 추경 편성 요구도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16일 정부는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및 영향, 브렉시트 발생시 경제·금융시장의 대내외 위험요인 등을 점검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회의의 초점은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보다 24일 오후2시(한국시각)로 발표가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관한 국민투표에 맞춰졌다. 최근 영국 언론들의 조사 결과 찬성여론이 높아지면서 브렉시트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디언지 조사에 따르면 찬성이 53%로 반대 47%를 6%포인트 앞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세계 경제에 중대한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되지만 외환·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는 예상 범주를 벗어나는 경기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뜩이나 부진한 우리 수출전선에 짙은 먹구름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재정절벽과 소비절벽으로 내수경기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의 대량실업이 발생할 우려에다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쳐 추경 편성 요건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셈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아 코스피가 단기간에 1,80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브렉시트 우려로 1951.99에 마감했다.

정부는 일단 영국 현지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브렉시트 투표 전후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진행 경과와 시장 반응을 면밀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또 브렉시트에 따른 외환·금융시장 영향이 가시화되면 상황단계별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적기 안정조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정 ‘제2차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에서도 정치권은 추경을 편성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정식으로 추경 편성을 요구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더욱 어려워진 서민경제와 지역경제를 위한 추경안을 정식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구조조정의 중심인 경남은 실업률이 1.2%포인트 올랐고 전남도 현대삼호중공업에서만 3,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대량실업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추경 편성 요건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생 추경에 정부가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도 “한은에서 금리를 1년 만에 내렸는데 이런 여건에 화답할 수 있는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정부는 현재 경기여건이라든지 고용여건, 재정상황, 구조조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재정보강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에 대해 여야 정치권에서는 대외여건 악화와 구조조정으로 인한 어려운 고용 및 경기상황 고려할 때 하반기에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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