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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공모주 청약...7조 몰렸다] 부동자금 100조..."하반기도 공모주 열풍"

호텔롯데 상장 철회로

졸지에 투자처 잃은 자금

바이오 공모청약에 몰려

삼성바이오·두산밥캣 등

IPO 대기주 관심 쏠릴듯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도 공모주의 뜨거운 청약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로 최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부동 자금이 졸지에 갈 곳을 잃으면서 올 들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공모주 투자로 옮겨 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동시에 마감된 녹십자랩셀과 에스티팜·해성디에스 등 세 업체의 공모 청약에만 7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렸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결정 이후 시중 은행의 수신금리가 0%대에 진입하는 등 초저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갈 곳 잃은 롯데 청약 실탄…공모주 투자 유입?=호텔롯데가 지난 13일 검찰 수사를 이유로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자 국내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아연실색했다. 역대 최대 공모액(4조8,881억원) 기록을 깨며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일 것으로 예상했던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연초부터 달궈졌던 공모주 투자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텔롯데의 상장 무산은 공모주 시장에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에 투자하려고 대기하던 공모 자금이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준비 중인 다른 기업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흥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호텔롯데를 피해 IPO 일정을 잡으려고도 했던 만큼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수신금리도 낮아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만큼 호텔롯데 투자에 대기했던 100조원의 부동자금이 다른 공모주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모주 펀드도 돈이 몰리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공모형 공모주펀드의 총 설정액은 2조1,057억원, 사모형은 1조97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각각 5조5,391억원, 2조7,517억원까지 급증했다. 특히 대어급 IPO가 예정된 올 들어 1조6,443억원 늘었다. 공모형·사모형 공모주펀드의 설정액 증가율은 각각 17.3%, 45.4%에 달한다. 지난 1월~5월 사이 국내 주식형펀드(공·사모 포함)에서 약 4조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바이오로 시작…하반기에도 공모주 열풍 이어질 듯=이번 청약결과는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바이오·제약 기업을 중심으로 초저금리 시대의 부동자금이 공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에스티팜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배영규 IB 1본부장은 “바이오 제약 기업들에 대한 높은 수요는 지난해부터 확인돼왔다”며 “특히 실적과 성장성에서 우수한 에스티팜에 많은 투자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모주 열풍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은 불투명해졌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두산밥캣·넷마블게임즈의 IPO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안에 유가증권에 상장되면 바이오·제약 업종에서 ‘대장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알짜’ 자회사인 두산밥캣의 공모규모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인 넷마블게임즈도 연말께 IPO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예상 공모규모는 2조원 수준이다. 이밖에도 부동산 신탁 전문 기업 한국자산신탁과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로 유명한 대유 위니아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유주희·서민우·송종호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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