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19일 “대북제재의 결과로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협상에 나오는 것 이외에 북한의 반발에 따른 도발, 김정은 정권 교체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진욱 원장은 이날 부산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한반도 주변 정세와 남북관계’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첫 번째 시나리오에 따라 남북대화가 가능해지려면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를 거두고 2·29 합의로 돌아가 핵 동결과 인도적 지원을 맞교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2012년 2월29일 베이징에서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과 24만톤의 대북 영양지원을 골자로 한 포괄적 합의를 이뤘지만 직후인 3월16일 북한이 광명성 3호 위성 발사를 예고하고 다음달 13일 실제 발사를 강행하면서 2·29 합의가 깨졌다.
최 원장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북한을 핵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평화협정 주장은 한미동맹의 와해를 노리는 것으로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연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미국보다 한국이 북한 문제에 더 적극적이었다”며 “그러나 북한은 비핵화는 미국과의 문제라고 고집했고 미국은 전략적 인내를 고수했다. 북한의 목표는 미국과의 대화이지 한국이 아니다”라고 했다.
최 원장은 또 “남북관계 경색 와중에 긴장 고조를 완화하기 위한 북미 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고 우리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된다면 (북미 대화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우리 정부의 대북 압박과 제재는 북한이 생존 위협을 느낄 정도의 위협을 느껴 비핵화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미중 관계, 미북 관계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충분히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