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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브렉시트 이후를 고민해야 할 시점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전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정하는 국민투표가 23일에 진행된다. 만약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이에 따른 파장은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기존의 무역협약 대신 개별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데 주력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영국과 FTA를 맺지 못한 EU 가입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관세 장벽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전 세계 경기와 물동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의 금융산업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EU 탈퇴 움직임이 여러 나라로 확산 돼 여론이 술렁거리면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신흥국 시장의 증시는 올해 초 하락할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기준금리는 더 낮아질 것이며 원·달러 환율도 1,300원 수준까지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국민투표 결과를 예단하긴 매우 어렵다. 사실 투자자 입장에서 선거는 예측보다는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일단 ‘중위투표자 이론’을 적용해 보면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 중위투표자 이론이란 여러 대안에 대해 다수결 찬반 투표를 붙였을 때 정치성향에서 가장 중간에 위치한 중도층의 선택으로 결론이 난다는 통계 이론이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 다수의 정치 의사 결정 과정에서 확인되고 있는데 지난 2014년의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나 올해 5월에 진행됐던 스위스의 기초연금 도입 국민투표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 증시는 선거 막판 여론조사 추이에 따라 ‘일희일비’를 반복하고 있다. 다만 실제 결과가 전 세계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라면 혼란은 이내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맹목적 비관론과 막연한 낙관론에 함몰되기 전에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의 시장 지형도 변화와 투자 기회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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