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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 받는 인터넷 보안에 관하여

전직 CIA 컴퓨터 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 국가안보국(NSA) 민간인 도감청 폭로 사건 이후 우리 사회는 개인 사생활과 공공안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샌버너디노과 브뤼셀, 파리에서 발발한 테러는 이에 대한 논의가 더욱 격화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현대인의 일상은 스마트폰에 모두 기록된다. 때문에 정부가 국가안보라는 명목으로 단 한번이라도 아이폰의 잠금해제를 시행하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도 있다. 미래의 기술권과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얘기다.

현재 미국 대통령 후보들은 기술 개발자들에게 허가된 사람에 한해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백도어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백도어가 만들어지면 외국정부나 해커들 또한 국민의 개인정보에 접속할 수 있으며, 해당기업 및 제품의 신뢰성과 브랜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자신은 숨기는 것이 없는 만큼 사생활을 포기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 세계의 모든 국민들은 정부의 감시로부터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아니 마땅히 보호돼야 한다.

이에 따라 암호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앱들은 더 이상 과거의 모습이 아니다. 정보를 암호화하는 동시에 의료기록, 지리적 정보 등 매초마다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 되는 방대한 개인데이터와 메타 데이터를 보호한다. 그러나 더 안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는 충분치 않다.

과거 인터넷 권리는 아무 노력 없이도 주어졌지만 이제는 이를 보호해줄 법적 틀이 마련돼야 한다. 인터넷이 가진 모든 이로움 및 위험성과 함께 자라난 미래의 시민들은 새로운 디지털의 바다를 항해하는 법을 더 잘 이해하길 희망한다. 그렇게 될 때 기업과 정부 등 타인에게 제공되는 정보를 통제함으로서 스스로의 자유를 지키게 될 것이다.








▲ 로라 포이트라스
아카데미상과 에미상 수상 경력의 영화 제작자로 에드워드 스노든과 NSA의 민간인 감시 폭로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시티즌 포’를 감독했다.


9.11 테러 이후 미 정부는 국가안보 명목 하에 개인사생활을 침해해도 처벌 받거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한 국가가 이런 행태를 여러 정권에 걸쳐 수십 년간 유지할 경우 되돌리기 어려워진다.

모든 개인 정보가 공개될 위험은 매우 현실적인 우려다. 우리는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벌어질 최악의 상황을 아직 겪어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들은 항상 법적, 사회적 보호막을 피해갈 방법을 찾는다. 앞으로도 이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NSA 같은 기관들은 보호막을 깨는 것이 아니라 더 강화하는데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

사생활 보호에 관심 없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가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말과 같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는 언론인과 변호사, 의사들의 윤리성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

과거 몇몇 사람들은 컴퓨터를 의사소통 도구로 활용한다는 생각을 쇼킹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랬던 사람들이 지금 SNS를 사용한다. 사람들은 기술에 적응하고, 그 유용성을 알아챈다. 신뢰성 높은 사이버 통신 도구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는 결코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면 다른 누군가가 당신과 연결될 수 있다. 심지어 방화벽을 깨고 몰래 연결될 수도 있다.

엽서를 보내는 건 사생활 보호를 기대하는 행위가 아니다. 하지만 엽서를 봉투에 넣어 발송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인터넷 검열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사생활 보호 전략과 불법적인 대규모 검열을 막아줄 전술은 꼭 필요하다.



중학생 정도만 돼도 이미 디지털 지문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디지털 지문과 그것이 만들어낼 새로운 민주적 관계를 보호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제이콥 아펠바움
위키리크스 대변인 출신의 컴퓨터 보안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 온라인 익명시스템 ‘토르 프로젝트’ 멤버이기도 하다.


나는 정부를 믿는다. 다만 몇 가지 특정 부분에 한해서다. 헌법과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신뢰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매일 기본적으로 겪게 되는 사회적 시스템에 인권 보호 장치를 넣으려 노력 중이다. 이것이 필요치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보호를 원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돼야 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

기록을 중앙 집중화하면 거기에 쓰인 컴퓨터 시스템의 보안은 취약해지기 마련이다. 정보보호법이 존재하지만 개인정보를 빼내기 위해 해킹을 시도하는 범죄자들은 애당초 법 따위를 신경 쓰지 않는다.

다음 세대가 정말 걱정이다. 그들은 무차별적인 감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감시를 당하는 사람들은 어디까지 가능하고, 어디부터 제한되는지 자체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제이콥의 사생활 보호 장비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샌지와의 통화 시 애용하는 독일 GSMK의 크립토폰(CryptoPhone).

도감청 위험을 없애기 위해 마이크로폰을 제거한 아이폰 5C.

토르를 이용해 일반 이동통신망으로 전화를 걸 때 사용하는 암호화 서비스 ‘사일런트 서클(Silent Circle)’.

유·무료 보안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안드로이드 기기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MATT G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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