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 대기업의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일방적·수직적 배려의 개념에서 산업생태계 관점의 쌍방적·수평적 동반성장 프레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상황 변화로 우리 대·중소기업은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을 직시하고 산업생태계 일류화에 힘을 모으는 노력이 시급하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는 대기업 중심으로 압축 성장을 해오면서 세계에 유례없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대기업에 경제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불균형이 초래됐다.
이러한 시기의 동반성장은 경제적 강자인 대기업이 약자인 중소·중견기업을 배려해 지원하거나 보호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기술과 시장의 글로벌 환경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어떤 대기업도 단독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고 다른 기업과의 연합이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즉 이제 글로벌 시장은 개별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산업생태계 간의 경쟁이 전개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대기업도 중소·중견기업과 협력해 산업생태계 경쟁력을 높여야만 글로벌 생존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 산업생태계 경쟁이 중요해지면서 미래의 동반성장은 수평적이고 쌍방향적인 협업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대기업의 글로벌 시장진출이 심화되면서 과거와는 달리 해외기업들의 집중견제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 대기업에는 핵심부품이나 기술을 제공하지 않거나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등 견제조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기업은 배려가 아니라 스스로 생존 필요에 의해 국내 중소·중견기업 육성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산업생태계를 일류화하는 한편 대·중소기업이 함께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동반성장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는 우리 경제의 미래 주역답게 협소한 내수시장을 벗어나 과감하게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에 주로 의존하는 계열형에서 탈피해 대기업과의 고객관계를 기반으로 한 적극적 해외고객 발굴과 확대가 시급하다.
정부는 지난 3년간의 대통령 경제외교 성과를 바탕으로 한 튼튼한 양자·다자 간 국제협력 체제 구축으로 산업생태계 중심적 동반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전문상사(GMD) 제도와 한류스타를 활용한 한류 마케팅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동반성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지금은 우리 대·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겨냥해 세계 산업생태계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다.
변화된 경쟁구도에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길은 글로벌 시장으로 함께 진출하면서 동반성장을 하는 길밖에 없다. 새로운 동반성장 패러다임으로 함께 뛰자, 대한민국!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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