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사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정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하고 중견기업 정책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중기중앙회가 2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개최한 ‘2016년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리더스 포럼에는 800여명의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계의 의견을 종합해 정부와 차기 대권 주자들에게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연 매출 1억원이 안되는 소상공인부터 자산규모 10조원에 육박하는 중견기업까지 인력, 자금, 기술 등 정부의 정책지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예산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 효율성을 높이고 중기청의 통합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하고 중견기업 정책을 산업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거래 강요와 납품단가 인하, 기술탈취 등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장의 임기를 철저하게 보장하고 중기 전문가를 공정위 위원으로 위촉해 의사결정의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에 대해 “영세사업장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감소로 직결될 것”이라며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협소한 산입범위를 확대하고 업종·지역별 차등적용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근로소득 상위 10% 이상 근로자 임금을 5년간 동결하면 약 66조원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할 경우 청년층 신입직원 63만6,000명(5년 누계)을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기업집단 기준 상향조정에 대해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된 대기업들이 신산업 진출보다는 영세 골목상권으로 침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동네빵집, 음식점 등 영세업종에 대해서는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비심리 위축과 영세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금품’의 범위에서 농축수산물 유통, 화훼, 음식 등에 대해서는 예외품목을 설정하고 소상공인의 요구를 반영해 허용가액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창업주의 정신을 잃어버린 재벌 2·3·4세들의 탐욕과 골목상권 진출을 통한 시장생태계 파괴는 정부 감시 없이는 차단할 수 없다”며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의 경우 자산규모 5조원을 유지하되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이 아니라 투자확대, 신산업 진출 등 한정적으로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집단 기준 상향조정 등 정부가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대기업의 이해관계가 앞서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평창=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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