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기반이 점점 악화하고 있는 은행권이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의 불을 다시 지폈다. 은행 영업점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를 할 때 판매 비중을 제한하는 ‘25% 룰’을 폐지하고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은행 창구에서 팔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방카슈랑스 제도 시행 평가 및 과제 관련 세미나’에서 “소비자의 편의성과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대승적인 관점에서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은 여전히 방카슈랑스로 판매되지 못해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으며 25% 룰은 차별화된 보험상품으로 경쟁하는 중소형 보험사의 발전을 제약하고 금융 산업의 자율경쟁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25% 룰은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의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으로 대형 보험사나 은행계 보험사의 시장 집중을 막기 위한 규제다. 하 회장은 또한 “판매인원을 점포별로 2명으로 제한하고 그 인원은 대출업무를 못하도록 규정하는 등 관련 규제가 많다”며 “이러한 방카슈랑스 규제는 소비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효용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이석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방카슈랑스 규제가 완화될 경우 보험료 인하 효과 및 소비자 편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방카슈랑스 상담 서비스의 질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희문 국민은행 WM사업부 팀장은 방카슈랑스 제도 도입 후 보험설계사 수가 증가한 것을 볼 때 규제 완화가 보험설계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3년 방카슈랑스 도입 후 설계사 수는 2004년 26만2,000명에서 지난해 39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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