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최일선에 있는 국책은행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구조조정 지원단을 신설하는 등 내부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를 투입, ‘구조조정 과정을 구조조정’해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은 이번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기 사이클 등 거시적 안목 부족과 좀 더 세심하게 사안을 살펴보지 못한 점, 과거와 과감히 단절하지 못한 점 등 등을 반성한다”면서 “이들 과정을 전화위복 삼아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쇄신해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혁신을 위한 6대 과제로 △구조조정 역량 제고 △중장기 미래 정책금융 비전 추진 △출자회사 관리 강화 △여신심사 및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 △성과중심의 인사·조직 제도 개선 △대외소통·변화관리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과제들을 수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부 인사와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KDB혁신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한다. 혁신위원회는 7∼8월 조직 진단을 수행해 8∼9월 혁신 로드맵을 도출한다.
산은은 아울러 회장 직속의 기업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을 신설해 구조조정 역량을 키우기로 했다. 산업계·학계뿐만 아니라 컨설팅회사 등 40~50명으로 구성된 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을 통해 그동안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이 놓치고 있었던 취약점을 보안할 계획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산은을 가장 비난했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소위 ‘산피아’로 불리는 낙하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임직원의 유관 회사 취업을 금지하고 예외적인 경우 공직자 윤리법에 준하는 취업심사를 도입해 재취업을 심사한다.
수은 역시 크게 ‘필수적인 정책금융 지원 강화’와 ‘엄정한 경영관리 체계 확립’ 등 두 가지 부문으로 나뉜 혁신안을 내놓았다. 수은은 무엇보다 여신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인력을 늘리는 한편 구조조정 전문위원회와 외부자문단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부실여신 비율을 2020년까지 2% 이하로 축소할 계획이다.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구조조정 유관기관 재취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등 자정노력에 나선다.
이밖에 사외이사 비율을 확대해 경영진 견제를 강화하고 경영자문위원회에 평가기능을 부여하며 임직원에 대한 인사조치를 강화해 내부 관리체계도 개선한다.
수은은 또 조직운영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2018년까지 2개 본부를 단계적으로 축소, 핵심기능 위주로 조직을 재편하고 예산삭감, 보유자산 매각, 임원 연봉 삭감, 전 직원 임금상승분 반납 등으로 운영비용을 절감할 예정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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