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우려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국내에서도 잠잠하던 미국 등 북미채권펀드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유입됐다.
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미국 등 북미 지역 채권에 투자하는 북미채권펀드에는 올해 들어서만 1,13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달에만 6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으며 4월 이후 2·4분기만 보면 1,153억원이 순유입됐다. 성과 면에서도 연초 대비 4.31%, 최근 3개월간은 2.34%의 안정적 수익률을 내고 있다.
신흥국에 쏠렸던 지금이 북미채권펀드로도 눈을 돌린 것은 브렉시트를 대비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에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미국채권 투자에 긍정적이다. 김문일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는 데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올해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하거나 1회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미국 채권가격의 상승 재료”라고 지적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도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글로벌 성장률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영국의 완화적 통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 채권금리 하락은 미국채권의 메리트를 더욱 부각시켜 장기물을 중심으로 강세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 남기로 결정해도 최근의 글로벌 금리 하락세에는 세계경제의 다양한 불안요소가 있기 때문에 미국 등 북미채권이 당장 급격한 약세로 반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미국은 5월 고용지표 발표 후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졌다. 유럽의 양적완화 기조 유지와 일본의 부진한 경기회복세도 문제다. 신환종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채권금리가 상승하겠지만 글로벌 금리의 반등은 하락폭의 50%가량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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