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먼지다. “먼지가 아름답지 않다면 무엇이 아름답겠는가”라고 반문하는 이는 김종영미술관의 ‘2016년 오늘의 작가’로 선정된 조각가 나점수다. 새하얀 벽에 손바닥보다 작은 나무판을 관객 눈높이 정도로 붙인 작가는 작업실 주변에 피었다가 말라죽은 풀 쪼가리로 이뤄진 ‘먼짓덩어리’를 살포시 얹었다. 하찮은 먼지가 이토록 귀히 여겨진 적 또 있을까. 엄지손가락 높이만큼의 산을 이룬다. 작가는 “먼지가 아름답다고 하려면 산만큼 깊고 높은 생각을 해야 한다”며 “내려앉은 이 먼지 정도의 자유로움만 알아도 사람들이, 사람 사는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먼지다’를 되뇌며 자신마저도 사소하게 볼 수 있는 반성적 태도를 권하는 작품이다. 전시는 오는 7월24일까지. (02)3217-6484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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