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소재 중국 외환거래센터(CFETS)는 이날 원·위안 직거래 플랫폼을 개설하고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로 지정한 14개 은행이 원화와 위안화를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CFETS는 원·위안화 환율의 중간가격(기준환율)을 위안당 176원31전으로 고시했다. 하루 변동 폭은 고시환율에서 ±5%로 제한된다.
첫 거래는 개장한 지 20분 만인 9시50분께 체결됐다. 우리은행 중국법인과 중국은행, 공상은행 간에 1억3,000만위안(231억원) 규모였다. 이는 원화가 해외에서 직접 거래되는 첫 사례로 기록됐다.
다만 전체적인 거래량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거래액을 중국 인민은행이 한 달에 한 번 발표해 정확한 규모를 공표하기 어렵다”며 “지난 2014년 12월 서울 원·위안 직거래 시장보다는 거래액이 못 미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원·위안 직거래 시장은 개장 첫날 53억위안이 거래됐다. 달러로 환산하면 9억달러로 같은 날 원·달러 거래량(약 90억달러)의 10%나 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여파로 금융시장 자체가 움츠러든 여파로 풀이된다.
사상 첫 해외 원화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서 원화 국제화에도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해외에서 원화 직거래를 허용할 경우 환투기와 환시장 급격한 변동성 확대 등을 우려해 이를 금지해왔다. 정부는 상하이 원·위안 시장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홍콩,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에 원·달러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는 것도 검토할 방침이다.
양국에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개설됨으로써 무역 등에서 원화와 위안화 결제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으로서도 그동안 추진해온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위안화와 직거래되는 통화도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등 13개 통화에서 14개로 늘어났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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