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데이터 통제·관리 용이… 개인용과 혼용서 오는 불편 해소
1년 반만에 韓·日·대만 서비스… 자체 구축 어려운 중기 주 타깃
내년 동남아 국가 3곳 추가 진출
"아시아 특성에 맞는 업무용 메신저 '잔디(JANDI)'로 아시아권 중소기업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입니다."
다니엘 챈(사진) 토스랩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토스랩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아시아권 공략 계획에 대해 밝혔다. 카카오톡과 라인 등 개인용 메신저가 업무용 메신저로 혼용돼 사용되고 있어 불편함을 겪는 사용자들을 위해 개발된 업무용 메신저 잔디는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에서 서비스 중이며 내년까지 동남아시아 국가 3곳에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설립된 지 1년 반도 되지 않는 토스랩이 사업 초기부터 국내 시장만 바라보지 않고 아시아권을 전략 시장으로 삼게 된 것은 챈 대표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계 미국인인 챈 대표는 1세대 이민자인 부모님이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보면서 자랐다. 어린 시절 3남매가 함께 사업을 할 정도로 창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 입학해서는 동문인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창업에 대한 토론을 자주했다. 하지만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하지는 못하고 사모펀드(PEF)에서 일을 시작했다. 창업에 대한 갈증이 있던 차에 신 대표의 결혼식을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는 데 이 방문이 챈 대표의 운명을 바꿔놨다. 신 대표는 실리콘 밸리에서 유명한 업무용 메신저 '슬랙'을 아시아권 문화에 맞춰 내놓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챈 대표도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겠다고 결심했다. 챈 대표는 "아시아에서는 아직 대형 플레이어가 없고 혁신의 강도가 낮아서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권에 업무용 메신저를 도입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시작부터 아시아권을 공략하기 위해 대만,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중국, 싱가포르 등 다국적 직원들을 모집했고 이 50여명의 직원들과 빠른 속도로 투자 유치 성과를 내고 있다. 창업 초기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21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최근에는 퀄컴벤처스의 투자대회에서 우승해 5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챈 대표는 "그 동안 메신저 사용자들은 업무용에 적합한 툴이 없었기 때문에 개인용 메신저를 업무용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업무용 메신저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 업무용 메신저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개인용 메신저를 업무용으로 이용한 사용자들은 저녁 늦게 상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거나 이전에 보낸 업무 파일을 다시 찾을 수 없고 한 채팅방에서 여러 가지 주제를 얘기하다 보니 뒤죽박죽이어서 불편함으로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만큼 업무용 메신저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리자급 직원들은 데이터 보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데 잔디는 보안과 통제가 가능하고 프로젝트 단위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잔디의 수익모델은 사용자당 월 과금료를 받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다. 일반인들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기업용 버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챈 대표는 "스스로 업무용 메신저 구축을 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우리의 주 타깃이 될 것"이라면서 "대기업에서는 자체적으로 서버를 만들어 운영할 수 있는 구축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현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이 정착하면 구축형 사업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광우기자 pres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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