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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부정하던 트럼프, 당신 틀렸어"

미국 무역위원회 "13개 무역협정중

한미 FTA가 수출증가 효과 두번째"

산업부 "통상압력 대처 유리한 자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미국이 지금까지 발효한 13개 자유무역협정(FTA) 가운데 한미 FTA가 자국에 준 수출 증가 효과가 두 번째인 것으로 평가했다. 한미 FTA에 따른 미국인의 경제적 이익도 13개 FTA 가운데 역대 최고, 최소한 두 번째에 달했다. 한미 FTA로 미국인의 일자리와 제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미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긍정적인 분석이다.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거세지는 미국의 통상 압력에 우리 정부가 대처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ITC는 29일(현지시간) ‘무역협정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한미 FTA는 미국에 최소 48억달러, 최대 53억달러의 수출 증가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수출 증가 효과가 242억~1,260억달러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13개 FTA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ITC는 무역으로 인한 미국의 산업 피해를 평가하는 대통령 산하 독립 기구로 준사법기관의 권한을 가진다.

특히 한미 FTA에 따른 소비자 후생 효과는 18억~21억달러였다. NAFTA의 14억~344억달러보다 최대 값 기준으로는 두 번째였고 최소값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미국의 수입 증가 효과 측면에서도 한미 FTA는 51억달러로 197억달러인 NAFTA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ITC는 지난해 한미 FTA에 따른 상품수지 개선 효과가 158억달러로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상품수지 적자가 283억달러에 이르렀지만 한미 FTA가 없었다면 적자폭이 440억달러로 늘어났을 것이라는 뜻이다. 보고서는 “한미 FTA가 미 경제에 교역수지, 소비자 후생, 투자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고 환경·노동 등 주요 협정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규범이 도입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ITC 보고서는 한미 FTA는 물론 과거 미국이 체결한 FTA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담고 있지만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잠잠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날 트럼프는 “한미 FTA, NAFTA 등 민주당 행정부가 체결한 무역정책들은 실패했다”며 “한미 FTA 때문에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두 배로 늘었고 미국 내 일자리도 10만개나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지지기반인 노조 등의 눈치를 보느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의회 비준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ITC가 13개 무역협정 가운데서도 한미 FTA에 대해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하고 있어 앞으로 미국과 통상 분쟁이 벌어질 때 우리 정부가 주요 반박 및 설득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통상업무를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도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전날까지만 해도 ITC 보고서에 한미 FTA의 부정적인 평가가 담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통상 업무를 담당하는 산업부 관계자들이 밤샘 대기를 하면서 ITC 보고서가 나오기를 기다렸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산업부는 이번 보고서에 한미 FTA와 관련한 부정적인 내용이 담길 경우 긴급 브리핑을 할 계획이었다.

이날 산업부는 별도 브리핑 없이 “ITC 보고서는 계량모델 등을 활용해 FTA의 경제적인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했으며 한미 FTA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기술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보고서에 대한 추가 분석을 통해 한미 FTA가 균형적으로 평가되고 양국 간 호혜적인 통상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최형욱특파원, 박홍용기자 choih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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