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와 사업 안정성 저하로 비은행 계열 캐피털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9일 NICE신용평가는 효성캐피탈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한 계단 강등했다. 황철현 NICE신용평가 전문위원은 "공작기계·의료기기 리스 등 효성캐피탈의 주력사업 부문에서 시장 규모 축소와 경쟁심화로 시장지위가 저하됐다"며 "중고오토론·주택금융 등 대체사업 부문도 위험 성향 등을 고려하면 사업기반이 중단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올 한 해 자산건전성 관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발채무 확대 등으로 인해 잠재위험여신 비중이 여전히 높다고 NICE신평은 지적했다.
캐피털 업계 전반이 효성캐피탈과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효성캐피탈 외에 KT캐피탈·미래에셋캐피탈·한국씨티그룹캐피탈이 신용등급을 강등당했으며 아주캐피탈과 한국캐피탈은 신용등급은 현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아졌다. 대부분 자동차금융, 기업대출·리스 등 각 분야의 경쟁 심화로 인한 시장지배력 약화와 사업 안정성 저하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캐피털 업계의 경쟁 심화로 인한 신용 문제는 이들이 속한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권)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용등급 'AA-' 여전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 차이)는 지난 한 달 동안 15.5bp(1bp=0.01%포인트) 확대됐다. 임정민 NH투자증권 크레딧팀장은 "현대캐피탈 등 선두권 업체와 은행권 계열 캐피털사의 채권은 강세인 반면 비은행 캐피털사는 상대적으로 약세"라며 "캐피털 섹터 내에서도 선호도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사의 신용도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적 지적이다. 쌍용자동차와 KB캐피탈이 설립한 SY오토캐피탈이 내년 1월부터 본격 영업에 나서면서 경쟁은 심해지는 반면 대체수익원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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