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스마트가 되겠습니까. 아니면 스트리트 스마트가 되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길에서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더 많아요. 단순히 책만 들여다봐서는 인생의 방향을 스스로 잡기 어렵습니다. 세상은 문밖에 있습니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블랙야크 본사에서 열린 '세.문.밖' 토크콘서트. 젊은이의 열정과 도전을 응원하며 더욱 넓은 세상을 접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블랙야크의 '세상은 문밖에 있다' 캠페인의 일환이다.
2회 토크콘서트 강연자로 나선 박웅현(사진) TBWA KOREA 대표는 강연 시작과 동시에 100여명의 청중에게 20여개의 즉석 질문을 받았다. 화이트보드에 질문을 가득 받아 적고 하나씩 지워나가며 답을 하는 방식이었다. 청중의 연령대와 관심사가 워낙 다양한 만큼 특정 주제에 맞추기보다 자유롭게 여러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시도로 보였다.
'잘자, 내 꿈 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세상은 문밖에 있다' 등 히트 카피 메이커이자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의 저자로 광고계에서 이름난 박 대표는 과장되지 않은 어휘와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제가 하는 말은 정답이 아닙니다. 그냥 제 생각을 말할 뿐이니 맞다 싶은 것만 챙겨가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냉철한 비판을 하기 바랍니다"라고 시작부터 전제를 깔고 상대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 '진짜 그래?'라는 물음을 던지며 지배적 의견이나 유명인사의 말조차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고등학생·취업준비생·직장인 등 청중은 거침없이 질문을 던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잘 쓰고 싶은데 오글거림을 줄이고 싶다' '긍정과 순종의 경계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광고주와 소비자가 선호하는 카피가 충돌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인생에서 돈은 어떤 의미인가' 등 다양했다.
박 대표는 본인의 생각과 책에서 읽은 사례를 적절히 섞어 차분하게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글을 잘 쓰려면 계속해 피드백을 받아 고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이는 광고를 만들 때도 똑같다"며 "내가 원하는 정보를 주입하려 하지 말고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 보여주는 것이 글이든 광고든 성공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단점까지도 알뜰하게 활용하는 긍정의 힘을 믿되 무조건 윗사람 말에 순종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직접 참석해 청중과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경청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세상은 문밖에 있다는 슬로건은 아웃도어의 정신인데 이것이 우리 청춘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해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며 "매달 청춘 콘서트를 이어가며 젊은이들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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