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진앙지’인 울산, 경남, 전북 지역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동향’을 되짚어 본 결과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의 대형소매점 판매지수(불변지수 기준)는 전년보다 7.6% 급감했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로 소비가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6월(-12%) 이후 최저였다. 백화점 판매지수는 더 많이 줄었다. 9.2% 감소해 지난해 3월(-10.6%)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대형마트 판매도 6.3% 줄어 지난해 12월(-7.7%) 이후 최저였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있는 경남도 사정은 비슷했다. 백화점 판매액이 12.3% 줄어 역시 메르스 때인 지난해 6월(-19.5%) 이후 가장 낮았다. 대형마트 판매액도 6.7% 감소해 4월의 0.2% 증가에서 하락 반전됐다. 역시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전북도 소비가 꽁꽁 얼어붙었다. 대형소매점 판매가 6.6% 감소해 2월(6.9%) 이후 가장 낮았고 대형마트 소비도 7.7% 줄어 역시 2월(-8.5%) 이후 3개월래 최저였다.
이는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늘면서 소비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경남의 5월 실업률은 3.7%로 지난해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했다. 5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폭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1.3%포인트)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울산의 실업률도 3.3%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5월 기준으로 2011년(3.4%)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북 실업률은 2.4%로 1년 사이 0.6%포인트 상승했다. 역대 5월 기록과 비교하면 2006년(2.6%)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였다. 직장을 잃는 사람이 늘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이 지표에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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