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창업 시장은 대기업 구조조정과 조선업계 부진 등 경기 불황으로 창업 수요는 높았지만 실제 신규 창업으로 이어지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소비심리의 점진적 개선세를 기대하며 관망해온 예비 창업자들은 여전히 하반기 창업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창업 시장은 ‘실속형 창업’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예비 창업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는 중대형 커피전문점은 저가 커피 브랜드의 가격 공세에 맞서 콜드브루·더치커피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전망이다. 이미 서울 대치동, 경기도 분당·동탄 등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는 고급 커피와 브런치, 디저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브랜드들이 강세를 띄고 있다.
수제버거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을 강점으로 앞세운 수제버거는 골목가와 대학가를 넘어 직장인층까지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에 뛰어든 ‘마미쿡’은 3,200원짜리 수제버거를 주력으로 최근 30개 점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청담동에 1호점을 선보인 ‘토니버거’도 가맹점이 16개를 넘어섰다.
치킨 시장에서는 웰빙 열풍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첨가물을 넣지 않거나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한 브랜드들이 인기다. ‘안심치킨’은 무항생제 사료로 키운 닭에 쌀가루, 천연당 등을 활용한 치킨을 선보였다. 곁들이 메뉴도 쌀츄러스, 고구마스틱, 유기농커피 등으로 다양화해 아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쌀민족쌀치킨’은 옛날식 통닭에 쌀가루를 입힌 치킨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마리 당 8,900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주머니가 얇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교수는 “올 하반기 경기를 여전히 낙관하기 어려운 가운데 외관보다는 기능, 가격 대비 성능, 온·오프라인 소비 등으로 창업 시장이 다변화할 전망”이라며 “불황일수록 다각적인 매출구조를 가진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예비창업자들에게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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