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며 탈세 혐의 기업들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주로 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처음으로 여성 팀장이 발탁됐다.
국세청은 4일 이주연(35) 서기관을 비롯한 복수직 4급과 사무관 전보 인사를 7일자로 단행했다. 국세청은 업무 능력이 탁월하고 국세청 전체 인력의 37%를 차지하는 여성 인력 육성 차원에서 이 서기관을 조사4국에 투입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 서기관은 대원외국어고등학교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49회로 국세청에 들어왔다. 이후 국세청 원천세과와 역삼세무서 소득세과장을 거쳐 지난 2014년부터 전국의 개인과 법인사업자 실태 분석 및 관리를 담당하는 본청 조사국 조사1과와 조사2과에서 근무했다.
서울청 조사4국은 대기업 등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를 전담한다. 범칙사건 조사·처분 등이 수반되는 업무 특성과 잦은 야근으로 그동안 조사팀장은 남성 공무원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조사 분야에 근무하는 행시 출신 여성 사무관은 본청 조사국에서 조사기획 업무를 담당하거나 지방청 조사국에서 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해왔다. 이 때문에 이 서기관의 조사4국 팀장 발령은 파격이라는 것이 국세청 내부의 평가다.
이 서기관은 국세청을 통해 “국세공무원이 됐을 때의 초심을 간직하며 매 순간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게 쉽지 않은 길이다. 새로운 도전인 만큼 즐겁게 일하고 고정관념을 깨는데 일조해서 여성 국세공무원들이 새로운 길을 가는데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는 복수직 4급과 5급 정원의 11.7%에 달하는 148명이 자리를 이동했다. 5급 공채 출신뿐 아니라 7·9급 공채 출신에서도 간부를 균등하게 양성하고자 본청과 지방청 주요보직에 7·9급 공채 출신 비율을 더 늘린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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