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심, 생활용품 위주였던 해외 직구(직접구매) 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취미생활을 위한 물건 등을 구입하는 ‘2세대 직구족’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일기획의 빅데이터 분석 전문 조직인 제일 DnA센터는 국내 디지털 패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2년간의 해외 직구 관련 검색 데이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언급횟수(버즈)등 18만7,000여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트렌드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고 4일 밝혔다.
제일 DnA센터에 따르면 1년 사이 해외 직구 관련 검색량은 50.5% 늘어나 해외 직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열별로 보면 중국 직구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 관련 검색은 전년 대비 285%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에서 20.2%로 커졌다. 일본 관련 검색은 66.4% 늘어나 전체의 21.8%를 차지했으며 독일 관련 검색은 182.8% 늘어나 7.9%를 차지했다. 해외 직구의 중심지인 미국 관련 검색도 19.4% 증가했으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5%에서 50.1%로 낮아졌다.
관심 품목도 다양해졌다. 패션·잡화, 이유식, TV 등 기존의 인기 상품이 생활 밀착형이었다면 최근에는 액션캠과 이어폰, 외장 배터리 등 디지털 아이템과 셀프 촬영용 드레스 등 취미생활이나 개인적인 취향과 관련한 품목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남성 직구족이다. 1세대 직구의 중심지였던 미국 쇼핑몰의 경우 접속자 중 여성이 55.7%로 남성보다 많았으나 2세대 직구가 많은 중국 쇼핑몰의 경우 접속자의 55.3%가 남성이었다. 특히 30~5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남성 비율이 64.2%까지 높아졌다.
구매 패턴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미국 쇼핑몰들의 경우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프로모션 시즌과 평상시의 접속량 차이가 최대 40% 정도로 컸으나 중국 온라인 쇼핑몰은 시기에 따른 큰 차이가 없었다. 재미 위주의 저가 상품의 경우 할인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수시로 검색해 구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중국 쇼핑몰의 경우 모바일 앱을 통한 접속 비율이 50%를 넘어 단골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났다.
제일기획은 “직구가 대중화되고 독특함·재미 등 새로운 소비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생활 밀착형 ‘1세대 직구’뿐 아니라 재미 중시형 ‘2세대 직구’가 확산하고 있다”며 “특히 흥미로운 상품들을 싸게 살 수 있는 중국 쇼핑몰을 중심으로 2세대 직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구가 대중화됐는데도 소비자의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쇼핑몰을 이용한 소비자들은 구매 전·후에 걸쳐 구매 방법과 배송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이 검색했다. 교환·환불, 통관·관세 등에 대한 검색도 높게 나타났다.
허원구 제일기획 데이터리소스팀장은 “구매 지역과 상품군, 이용 사이트 등 직구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신뢰성과 편의성, 사후 관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국내 유통 업체들은 이 점을 강조해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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