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 편의점에서는 벌써 역전…대형마트도 위협=실제 백화점 판매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11년 11.4%(전년 대비), 2012년 5.4%, 2013년 2.6%로 증감률이 둔화되더니 2014년부터 아예 감소해 증감률이 -2.4%, 2015년 -0.6%를 나타냈다. 반면 모바일 쇼핑 증감액은 2014년 126.7% 폭증했고 지난해에도 64.5% 급증했다. 올해도 5월까지 46.5% 상승했다. 특히 5월 한 달만 놓고 보면 2조6,96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에 힘입었던 지난해 12월의 2조6,797억원의 기록을 깼다.
모바일 쇼핑액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슈퍼마켓·편의점 등도 바짝 추격하거나 이미 역전했다. 올 들어 5월까지 모바일 쇼핑액은 12조9,552억원으로 같은 기간 편의점(7조4,432억원)을 멀찍이 따돌렸다. 대형마트(21조2,325억원)의 61%, 슈퍼마켓(15조1,630억원)의 85.4%에 이르렀다.
시야를 넓혀 모바일 쇼핑액과 데스크톱 등 컴퓨터를 통한 쇼핑인 ‘온라인 쇼핑’의 크기는 더욱 크다. 올 들어 5월까지 25조2,507억원으로 백화점(12조3,276억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을 모두 제쳤다. 전체 소매판매액(155조5,724억원)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도 16.2%로 지속 상승세다.
◇월마트·테스코 등 전 세계 전통 소매점도 고전=모바일 쇼핑에 밀려 기존 소매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비단 한국 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의 대표 소매업체인 ‘월마트’도 모바일·온라인 쇼핑에 특화된 ‘아마존’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마트의 2016 회계연도(2015년 2월~2016년 1월) 매출은 전년 대비 0.7% 감소한 4,821억달러를 기록했다. 연매출이 줄어든 것은 1980년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도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 월마트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구입은 아마존에서 하는 ‘쇼루밍(showrooming·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쇼핑몰의 쇼룸으로 변하는 현상)’ 족(族)이 늘어난 결과다. 이에 월마트는 올해 1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269개 매장을 폐쇄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05년 아마존의 10배가 넘었던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7월 이후 역전당했다. 영국 최대 소매업체인 ‘테스코’도 온라인 쇼핑을 간과하고 오프라인매장을 오히려 확장하다 역풍을 맞았다. 2014년 세전 기준으로 63억8,000만파운드(약 9조7,000억원)의 손실을 냈다. 1919년 창업 후 96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었다.
◇의류, 여행 예약, 화장품 등 주로 구매=그렇다면 한국의 소비자들은 모바일 쇼핑을 통해 주로 어떤 제품을 구매할까.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모바일 쇼핑액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옷 구매액이 가장 높았다. 의류 및 패션 지출 비중은 전체 모바일 쇼핑액의 17.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여행 예약이 15.2%, 생활 및 자동차 용품이 13.7%, 음식료품이 10.8% 순이었다. 화장품도 9.1%에 이르렀으며 서적 구매액은 1.4%에 불과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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