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활을 걸고 이번 M&A에 반대했던 양측은 “공정위 전체회의 결과가 남아 있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크게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번 M&A 성사시 유료방송 시장에서 마이너사업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던 LG유플러스는 크게 안도했다.
하지만 양측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측이 강력 반발하며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지, 아예 자진철회할지, 미래부 심사까지 완료할지, 행정소송을 진행할지 등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T 등이 판세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이번 M&A가 무산되면 SK텔레콤이 그동안의 수세적인 입장에서 공세적으로 이통시장을 주도하려 들 것”이라고 경계했다.
특히 이번 M&A 심사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이통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앙금이 쌓이면서 이통시장과 유료방송시장에서 이전투구가 격화되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가입자를 SK브로드밴드(IPTV인 B tv)로 흡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SK텔레콤이 이통시장은 물론 유료방송시장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SK텔레콤은 B tv와 호핀을 통합, ‘옥수수’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통합 미디어 플랫폼’을 키우는데 역점을 둬 왔다.
무선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만 적용되고 있는 요금인가제에 대한 논쟁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요금인가제가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막는다”는 SKT의 지적에 대해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시장 경쟁 활성화와 다른 문제라며 반대해 왔다.
복수의 이통업계 관계자들은 “단통법 공시지원금 상한제 폐지 논의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통사들이 과거처럼 헤게모니 싸움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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