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4분기 최대 8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내용의 실적을 7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올해 투자 금액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4분기 “올해 투자금액이 지난해보다 적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 여기에 2·4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고공행진하면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기업은 보통 연간 사업 계획 등 장기 관점에서 투자한다. 삼성전자와 같은 큰 기업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실적이 개선되면 그에 맞춰 적절히 투자 금액을 늘리고 미래를 준비한다. 잘나갈수록 몸을 움츠리고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이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이와 투자액을 살펴보면 이런 모습은 더욱 명확하다.
일단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영업이익과 상관없이 한 해도 빠짐없이 투자 금액을 확대해왔다. 특히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면 투자 금액도 동반해서 큰 폭으로 늘렸다. 2013년이 대표적이다. 최근 6년 새 가장 많은 36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자 투자 금액도 10.9%(3조원) 확대했다. 투자금액 증가 폭은 2010년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면 투자 금액 증가폭은 줄었다. 2014년 영업이익이 30%가량 줄자 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 가이던스(예비치)에 대해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최고 8조3,8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 달 전 예상치보다 많게는 1조원가량 금액이 늘었다.
실제로 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나오면 올해 반기 영업익은 14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로는 15% 이상 많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28조3,000억원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투자 금액은 영업이익과는 대조적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세다.
1·4분기까지 투자금액은 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10조9,000억원) 대비 23.8% 적다. 연구개발(R&D) 투자 금액은 늘었지만 지난해 반도체 라인에 대한 시설 투자가 많아 올해 시설 투자는 40%가량 줄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 이야기는 삼성전자 차원에서도 언급하는 것을 꺼리기에 조심스럽지만 내부 모델링을 해보면 실적 개선에 따라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나온다”며 “올해 남은 시기에 예년 대비 5% 이상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투자는 주로 디스플레이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애플이 이르면 내년부터 차세대 아이폰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2억3,00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한 점을 고려하면 아이폰 전체 물량이 OLED 패널로 전환될 경우 삼성이 연간 1억개 이상의 OLED 패널을 공급해야 한다.
반도체는 D램 시장 상황이 썩 좋지 않고 낸드 플래시는 D램과 달리 무작정 돈만 푼다고 해서 기술력이 대폭 개선되는 상황이 아닌 만큼 시장 상황을 고려한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경우 시장 성장이 가파르게 진행되는 만큼 대규모 투자가 조만간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화성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용으로 전환하는 등 라인 재조정 작업도 진행된다. 최근 낸드 메모리 시장의 유력 경쟁업체인 일본 도시바가 3년간 최대 16조원의 돈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나서고 중국 칭화유니 등도 대규모 증설에 나섬에 따라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삼성의 투자 또한 빠르게, 대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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