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비상경영체제를 맡고 있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폐암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비롯해 그룹 수뇌부가 줄줄이 건강 이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가운데 손 회장의 건강마저 악화되면서 CJ의 경영 공백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 5월17일자 18면 참조
CJ그룹 관계자는 “손 회장은 지난 5월 건강검진에서 폐에 혹이 발견됐고 재진료 결과 크기가 커져 암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예방 차원에서 제거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며 전이 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손복남 CJ그룹 고문의 동생이자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으로, 그룹 전체 경영을 진두지휘해 온 인물이다. CJ가 삼성과 분리된 이후 1995년부터 CJ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2005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역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이 회장 구속 후 CJ그룹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면서 8년 만에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손 회장 등 CJ그룹 오너 일가와 이채욱 부회장까지 잇따라 건강이 악화되자 경영 공백 심화를 염려하는 모습이다. CJ그룹은 신장 이식수술 합병증 등으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 회장이 지난해 12월 실형을 받고 자리를 비운데다 올초 그룹 경영을 총괄해온 전문경영인인 이채욱 부회장이 폐 질환으로 고강도 치료를 받은 후 미국에서 요양하는 등 정상적인 집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회장의 모친인 손 고문도 뇌경색으로 쓰러져 척추 수술을 받은 후 회복 중이며 이 회장의 누나인 이 부회장도 건강 문제로 미국에 머물고 있다.
향후 그룹의 주요 현안들은 손 회장이 복귀하기 전까지 당분간 내부 임원진이 처리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손 회장이 건강을 회복하는 데 큰 문제가 없으며 곧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이라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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