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14일 우리 물류업체 SLK와 해운사 팬오션(028670)이 이달에서 9월 사이 북극해 항로를 이용해 각각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로 플랜트 설비를 운송한다고 밝혔다.
SLK국보는 현대중공업이 만든 1,100톤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를 이날 선적해 9월 중순까지 카자흐스탄 파블로다르로 운송한다. SLK는 얼음을 깨뜨리며 나가는 쇄빙선 없이 자체적으로 북극해 얼음을 견디며 운항하는 내빙선으로 운송할 계획이다. 또 SLK는 국내 최초로 북극해 항로와 연결된 러시아 내륙 수료를 연계한 운송로로 이용한다. 이 경로는 시베리아나 중국 횡단철도를 이용하는 철도운송이나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아시아∼유럽항로를 대체할 수 있어 관심이 높다. 이번 운항에 성공하면 기존 운송 경로보다 운송기간을 20일 이상 단축할 수 있다. 팬오션도 이달 중순에서 9월 중순까지 2,300톤급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설비 2기를 싣고 베링해를 거쳐 러시아 야말 반도 샤베타 항으로 운송한다.
우리 선박의 북극 항로 운항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3년 현대글로비스 이후 2015년 CJ대한통운, 올해는 2016년 SLK국보·팬오션이 운항한다. 정부는 북극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은 국내 항만 이용 비용의 50%를 할인해준다.
북극 항로 개척에 뛰어드는 이유는 대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다. 보통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려면 남중국해와 인도양을 거쳐 수에즈운하를 지난다. 하지만 바로 베링해를 지나 북극을 통과하면 북유럽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다. 북극해 얼음이라는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항로가 개척되면 운송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박경철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앞으로도 극지 전문인력 양성과 북극해 항로, 러시아, 노르웨이 등 북극해 연안국과 협력해 북극해 항로 시대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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