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운동맹 2M에 올라탄 현대상선에 신규자금 지원이 가능해진다. 그 동안은 생존을 위해 모든 비용을 줄였지만 앞으로 영업을 위한 인력과 시설 투자가 가능해 질 것이라는 게 채권단의 이야기다. 금융당국도 그동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개혁을 선언한 후 첫 번째 정상화를 바라보는 기업인 만큼 1~2년 내 산은의 지분을 매각하는 출구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6일 “현대상선의 새 최고경영자(CEO)가 오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받고 이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신규로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경영능력을 갖추고 업계 이해도가 높은 해운전문가로 교체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현대상선은 생존을 위해 최대한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자구안을 계획했지만 앞으로는 영업을 위해 필요한 신규 인력 모집과 터미널 투자 등에 필요한 돈을 대출할 수 있다는 게 채권단의 생각이다.
특히 현대상선은 정부의 선박펀드를 지원받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방안도 실무 검토에 들어갔다. 현대상선은 8월까지 협의를 완료한 출자전환(빚)과 유상증자, 지분매각을 실시해 부채비율을 137%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선박펀드 지원 기준인 부채비율 400% 이하를 충족하는 것이다.
정부는 선박펀드 출범 당시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크기가 1만 4,000TEU급인 배 10척을 짓는 계획을 구상하고 1차로 4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현대상선은 무조건 1만 4,000TEU급 초대형 선박 보다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1만 TEU ~1만 3,000 TEU 급 배도 고려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배에 최소 70% 이상 짐을 실어야 수익성이 나오기 때문에 무조건 큰 배 보다는 현대상선이 주문받은 물량에 맞는 배를 발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 확장 개통해 현대상선의 미주항로 거점이 된 파나마 운하도 1만 3,000TEU 급까지만 운항할 수 있다.
국책은행인 산은이 구조조정 기업을 자회사로 두면서 정치권 인사와 관료 및 산은 퇴직자가 낙하산으로 가는 폐해가 많았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산은이 개혁을 선언한 후 첫 시험대인 현대상선 정상화 과정에서 1~2년 내에 산은이 현대상선에서 완전히 손을 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은이 8월까지 출자전환을 완료하면 현대상선의 지분 40%를 쥔 최대 주주가 되지만 현대상선 부실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을 이익으로 잡을 정도로 주가가 오르면 바로 매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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