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조선 빅3(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가운데 유일하게 단 한 건의 수주 실적도 올리지 못한 삼성중공업이 3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해양플랜트 사업을 사실상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지연과 금융권의 여신 만기 축소 등으로 팍팍한 자금 운용에 숨통을 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국영에너지 기업인 ENI사가 발주한 부유식 천연액화가스(LNG) 생산설비(FLNG) 입찰에서 단독 협상을 진행, 이르면 오는 10월께 정식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ENI가 발주한 FLNG는 해상에 계류하면서 천연가스의 생산·처리·하역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선박형 해양설비다. ENI는 자회사인 ENI이스트아프리카를 통해 지분 70%를 보유한 모잠비크 동쪽 해상 4구역의 천연가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매장된 천연가스 예상량은 85조입방피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NI가 발주한 FLNG는 연산 300만톤 규모다. 총 사업 규모만 6조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삼성중공업은 이 중 2조8,000억원에 해당하는 사업을 따내기 위해 협상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채권은행에 올해 총 53억달러어치를 수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3년 6억3,000만달러에 수주한 세계 최대 반잠수식 시추선(사진)을 발주처인 미국 다이아몬드 오프쇼어사(社)에 인도했다. 현대중공업은 인도 대금으로 4,600억원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인도한 반잠수식 시추선은 수심이 최대 3,000m인 곳에서도 시추 작업이 가능하고 해수면에서 1만679m 깊은 부분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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