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사상 최고가에 도전하던 삼성전자(005930)가 외국인의 차익매물에 잠시 제동이 걸렸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로 주가도 일시적인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75% 내린 15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2일 이후 8거래일 만에 하락세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는 장 초반 2.40% 내린 150만6,000원까지 떨어진 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주가 하락을 이끈 것은 최근 삼성전자의 수급을 좌우하고 있는 외국인. 전날 139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70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삼성전자의 매도 상위 창구에는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CS), UBS, 메릴린치, CLSA 등 외국계 증권사들로 모두 채워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지만 숨 고르기 정도로 분석했다. 황준호 미래에셋대우(006800) 연구원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워낙 많이 오른데다 인텔 등 대표 기업의 실적부진 여파로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도 “외국인의 순매도금액이나 기간이 아직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닌 만큼 외국인 수급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고려하면 상승 추세는 아직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의 변심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A104770)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던 2013년과 달리 7조~8조원대에 정체돼 있는 현 상황에서는 최고가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부담을 느낀 외국인 매도세가 2~3일 더 지속될 경우 수급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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