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내년 400조원이 넘는 ‘슈퍼 예산’이 편성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당초 내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보다 3% 정도 늘리겠다고 방침을 정했다”면서도 “올해 추경을 안 했다면 내년 예산 증가율을 더 늘리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추경을 하기 때문에 당초 생각보다 많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본예산은 386조 4,000억원이다. 여기에 3%가 늘어나면 398조원으로 400조원에 못 미친다. 400조원이 넘어서려면 증가율이 3.6%는 돼야 하는데 이렇게 크게 늘릴 가능성은 낮다. 기재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추경을 할 것이냐 내년 예산을 ‘슈퍼 예산’으로 편성할 것이냐 고민을 했다”며 “추경을 선택했으므로 슈퍼예산을 짤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추경으로 정부의 총수입은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세수입에 세외·기금수입 등을 합한 총수입 전망치를 391조 2,000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세금이 예상보다 잘 걷혀 이번에 세입경정 추경을 통해 올해 총수입 전망치를 9조 8,000억원 올린 401조로 잡았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1%로 역대 처음 40%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던 국가채무도 추경 재원 중 일부가 채무 상환에 쓰이면서 감소한다. 정부는 추경안을 통해 총 1조 2,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쓰기로 했다. 세입경정 추경의 경우 재원으로 국가채무를 갚는 것이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연말 회계결산 때 남은 세금은 채무를 갚는데 써야 한다는 국가재정법의 기본 취지를 살려 채무를 갚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가채무는 0.8%포인트 줄어든 39.3%가 될 전망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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